이국종 교수 집도
“관통상 많아 장기 손상
2ㆍ3차 수술 지켜봐야”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가 국내 의료진 덕택에 위급한 상황은 넘겼으나 장기손상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귀순한 병사는 전날(13일) 오후 4시40분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헬기로 이송돼 곧바로 수술실로 옮겨졌다. 이 병사는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면서 팔꿈치와 어깨 등에 총상을 입어 피를 흘리고 있는 상태였다.
수술은 중증외상치료 전문의 이국종 교수가 집도했다. 이 교수는 2011년 우리 군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한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피랍 선박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치료를 맡아 완치시킨 인물이다.
5시간에 걸친 수술에서 발견된 귀순 병사의 총상 흔적은 5∼6곳에 달했다. 총상이 대부분 관통상이어서 7∼8곳 장기 손상도 있어 호전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이 교수는 “열흘 동안은 고비를 계속 넘어가야 한다”며 “상처 입은 장기가 분변의 오염이 심각해 강제로 봉합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장기가 변으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고, 출혈이 심해 쇼크 상태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있다”며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섣불리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향후 2ㆍ3차 수술이 필요한 상태이나, 이날 예정된 수술은 없다. 이 교수는 “(2차 수술은) 내일이나 모레 환자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약물을 어마어마한 양을 쓰고 있다. 집중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마친 귀순 병사는 개복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해 호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에 앞서 취재진에 포착된 귀순 병사는 마른 체형에 짧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병사(하급전사) 군복을 입고 있었으나 정확한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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