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KEB하나은행과의 첫 경기
위성우 감독 지시따라 승리 견인
아산 우리은행의 김정은(30)은 1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10년 넘게 몸 담았던 부천 KEB하나은행을 적으로 처음 만났다. 2005년 전체 1순위로 신세계(현 KEB하나은행) 유니폼을 입고 태극마크를 다는 등 한국 여자 농구의 간판 스타가 됐다. 그러나 2015년부터 무릎 부상 여파로 점점 내리막 길을 걸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으로 둥지를 옮겼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김정은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위 감독은 “미팅 때 의욕을 줄이고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했다”며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전투력을 올렸다가 다치면 안 되니까 시즌을 길게 보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위 감독의 주문을 따랐다. 공격보다 궂은 일에 집중하며 팀의 74-69, 5점차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올린 10점보다 8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낸 것이 더욱 값졌다. 특히 4쿼터 승부처에서는 직접 해결사로도 나섰다. 56-65로 끌려가던 경기 종료 3분53초 전 자유투로 1점을 보탰고, 57-67로 뒤진 종료 3분24초를 남기고는 추격의 3점포를 터뜨렸다. 또 66-69로 따라붙은 종료 1분10초 전엔 임영희의 3점슛이 빗나가자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곧바로 2점을 넣었다. 김정은이 추격에 불을 당기자 종료 50초를 남기고 박혜진이 자유투 2개를 넣어 70-69로 전세를 뒤집었다.
우리은행은 이후 상대 공격을 막아 역전극을 완성, 시즌 개막 2연패 후 3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용인 삼성생명과 공동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탈리 어천와는 20점 8리바운드, 박혜진은 21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베테랑 임영희도 14점 8리바운드로 힘을 냈다. KEB하나은행은 강이슬이 3점슛 3개 포함 15점, 자즈몬 과트미가 18점 10리바운드로 분투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시즌 3패(2승)째를 떠안았다.
아산=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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