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보 수문 추가 개방
일각선 “겨울, 봄 가뭄 걱정”
단계적으로 14개 보 개방
“강물이 다시 힘차게 흐르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다 시원하네요.”
13일 오후 2시 경남 창녕군 길곡면 낙동강 창녕함안보. 회전식 수문 3개가 일제히 열리자 소리 없이 흐르던 강물이 ‘쏴’ 소리를 내며 흰 물보라를 일으켰다. 잔잔하던 강은 금새 활력을 되찾았다. 순간, 다리 위 먼발치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방문객들 입에서는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근 이령마을 주민 하일섭(52)씨는 “세상 모든 것이 자연 그대로 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며 “하루 빨리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모두가 제 모습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문을 연 창녕함안보는 수위 5.0m에서 2.2m로, 상류 합천창녕보는 10.5m에서 2.3m로 최저 수위에 이를 때까지 방류를 계속할 방침이다.
금강 수계 3개 보 가운데 세종보와 백제보도 이날 일제히 수문을 열고 강물을 흘려 보내기 시작했다. 현재 수위 11.59m의 세종보는 17일까지 1차로 9.95m까지 낮춘 뒤 내년 2월 20일까지 수문을 최대한 열어 8.2m수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영산강 죽산보와 승촌보도 방류를 시작했다. 죽산보는 수문을 2단계 개방해 현재 관리수위 2.5m를 14일까지 2m로, 22일에는 최저 하한수위 1.5m까지 다시 낮춘 뒤 상시 방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가 4대강 16개 보 중 조류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설치된 7개 보를 13일 새로 개방하거나 추가 개방했다. 정부는 여주보 강천보를 제외한 14개 보가 단계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이번 개방 확대 조치는 지난 6월 녹조 예방과 수문 개방 효과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 보 수문을 부분 개방했으나 수문을 일부만 연 탓에 녹조 예방은 물론 수질ㆍ생태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 하기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번 수문 개방 과정에서 나타난 수질과 지하수 수위 변화, 하천 침식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내년 말까지 4대강 보별 처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6월 부분 개방에 이은 이번 정부의 수문 개방 확대 조치에 대한 반응도 여전히 엇갈렸다.
영남지역 환경ㆍ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번 추가 개방은 지난 6월의 ‘찔끔 개방’보다는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일단은 환영할 일”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낙동강 하류 2개 보는 즉시 개방하고, 나머지 중ㆍ상류 6개 보가 즉시 개방에서 빠져 아쉽다”며 추가 개방을 촉구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추수기가 끝나 농업용 물 공급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겨울철에 수문을 개방해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합천창녕보 상류에 위치한 우산마을 주민 이모(56)씨는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물을 빼면 지하수도 마르게 된다”며 “보에 물을 저장해 놔야 내년 농사를 지을 텐데 물을 뺀 뒤 겨울과 봄에 가뭄이 길어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창녕=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ㆍ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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