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진 “MB가 野 분열에 우려”
바른정당 탈당해 복당 신청
이재오도 “늘푸른당, 통합 추진”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와 관련해 보수결집을 통해 정부 여당에 대응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치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친이 직계로 분류되는 조해진 전 의원은 2일 서울 논현동 자택으로 MB를 찾아가 만났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MB가 ‘야당이 힘을 모아야 한다. 보수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13일 밝혔다. 조 전 의원에 따르면, MB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거론하며 “안보 위기인데, (적폐청산으로) 국력과 국론이 분산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바로 잡으려면 야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힘이 약하고 분열돼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은 MB의 발언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진 야당이 통합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고 전하면서 “이를 계기로 당적을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조 전 의원은 MB를 만난 지 며칠 뒤인 8일 한국당에 입당 신청을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대표의 측근이기도 한 조 전 의원은 “당적을 바꾸기로 결심한 즈음에 유 대표와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MB정부의 개국공신이자 실세였던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는 아예 한국당과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이달 9일 홍준표 대표와 오찬을 하면서 야당이 하나라도 제 구실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MB 조사 가능성과 관련해 “무슨 동네 잡범도 아니고 한 나라의 대통령을 했던 사람이 산하 기관에서 한 일에 대해 (검찰에 직접) 나가서 결백을 밝히느냐”며 “넌센스”라고 주장했다.
MB는 지난달 말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과 조찬 회동에서는 당시 불거졌던 김무성 의원 등의 탈당 조짐과 관련한 견해를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MB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 의원은 MB와 만난 자리에서 “일부 의원이 한국당에 가서 의원 숫자를 불리는 것보다 보수 2당 체제를 유지하는 게 정부 여당 견제에 효율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MB는 “너무 고립돼선 안 된다”고 평가한 뒤 “여당 대 야당 관계에서도, 야당 내에서도 정치가 실종된 것 같아 우려스럽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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