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교차하는 아세안 악수방식에 당황해 '우왕좌왕'
강렬한 '악수 외교'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독특한 악수 매너를 이해하지 못해 '몸개그'를 연출했다.
AP와 AF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한 제31차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과 무대에 올라 포토타임을 가졌다.
아세안 정상회의의 포토타임은 참석자들이 양손을 교차해 왼편에 있는 정상과 오른손으로, 오른편에 있는 정상과 왼손으로 각각 악수하는 독특한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룰을 이해하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편으로 몸을 돌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에게만 오른손을 내미는 바람에 왼편에 있던 '주빈국'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머쓱하게 했다.
잠시 후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트럼프 대통령은 멋쩍게 웃은 뒤 왼손으로 푹 총리와, 오른손으로 두테르테 대통령과 힘차게 악수를 하며 과장된 미소를 지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손을 교차해 자신보다 훨씬 작은 양국 정상의 손을 잡느라 허리를 숙이고 얼굴을 찡그리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악수 해프닝과 관련해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툰 모습을 노출했다고 평했고, AP통신은 세계 정상들과의 공격적이고 오랜 악수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잠시 다른 방식의 악수 매너에 고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일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난 외국 정상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손을 강하게 끌어당기며 19초 동안 세차게 흔들어 아베 총리의 얼굴에 씁쓸한 듯한 표정을 자아낸 바 있다.
이어 5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를 악물고 손가락 관절 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강렬한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또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악수 때 그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를 붙잡으며 '대등한' 악수를 선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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