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7~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4차 대회에 잇달아 출전을 포기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실력으로 출전권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고려하는 와일드카드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내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은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 시리즈 결과에 따라 종목별(500m, 1000m, 1500m) 출전권을 배분한다. 4차례 월드컵 가운데 성적이 좋은 3개 대회 성적을 따져서 500m와 1,000m는 월드컵 랭킹 32위까지, 1,500m는 36위까지 출전권을 준다. 국가별로는 최대 3명까지다. 북한은 1~2차 월드컵에 김은혁과 최은성 남자 2명이 출전했을 뿐 나머지 대회는 불참하기로 했다.
지난 9월 헝가리에서 치러진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김은혁과 최은성은 500m, 1,000m, 1,500m 세 종목에 나섰지만 모두 1차 예선에서 탈락했다.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김은혁이 1,000m 1차 예선에서 2위를 차지해 2차 예선에 진출했지만 3위에 그치면서 8강에는 나서지 못했다. 나머지 500m와 1,500m는 1차 예선에서 탈락했다.
1~2차 대회까지 쌓은 김은혁과 최은성의 랭킹 포인트는 최하위권이다. 김은혁은 500m 2점, 1,000m 39점, 1,500m 2점, 최은성은 500m 3점, 1,000m 2점, 1,500m 2점에 불과하다. 이들의 기량을 고려할 때 3~4차 대회에 출전해도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은혁이 포인트를 가장 많이 쌓은 1,000m도 월드컵 3차 대회까지 결과를 보면 올림픽 출전권의 마지노선인 32위 선수의 랭킹 포인트가 298점이다.
결국 ‘올림픽 커트라인’ 통과가 어렵게 되자 남은 월드컵 시리즈에 선수를 파견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4차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도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쇼트트랙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IOC가 국제빙상경기연맹과 협의해 와일드카드를 주는 것뿐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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