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硏 산업전망 세미나
“경기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외부적 요인으로 리스크 여전
내년 성장률 2%대 중반 예상”
내년 상반기 국내 주력 산업 중 철강과 전기ㆍ전자만 호황이 예상된다. 자동차, 건설, 석유화학 등 업종들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에 머물러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주최한 ‘2018년 경제ㆍ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철강은 중국 시장의 철강 수요가 살아나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내년 중국 정부의 투자 확대가 철강 수요를 이끌고, 중국의 노후 철강 설비 폐쇄가 이어지면서 철강 생산량이 올해보다 3.2% 감소할 것”이라며 “철광석과 연료탄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는 대신 수요는 늘어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가 개선돼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업종은 올해 호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 아이폰X 출시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카메라 등 한국 부품 업체의 수혜가 예상되고, 테슬라의 모델3 생산 본격화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가격 1,0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보급, 북미 등 선진국의 프리미엄 가전 수요 증가도 국내 업체들에겐 호재다.
반면 건설은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중동 지역 등 해외 수주 증가가 기대되지만 국내 수주 규모는 130조원으로 올해보다 10%가량 감소할 전망이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분양가상한제와 양도세 강화 등으로 국내 주택 시장의 공급 감소 물량은 30%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 중인 조선업도 업황이 바닥을 찍었지만, 본격 회복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수주 잔고가 2015년 말과 비교해 44%나 감소했기 때문에 내년 3분기까지는 매출과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고선 교체 발주가 시작되면서 내년 전 세계 발주량은 2010~2015년 연평균 발주량의 80% 수준까지는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산업은 중국 시장 판매 부진과 미국 시장의 수익성 하락 때문에, 유통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신규 점포 확대 차질, 복합쇼핑몰 월 1회 휴무 등 규제 영향으로 각각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외부적 요인 의존도가 커 리스크가 여전하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가계부채 문제 등 장기 과제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까지 겹쳐 기업 환경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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