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뚫려 서울 접근성 개선
정부 부동산 규제도 피해 가면서
3년간 집값 상승률 수도권 제쳐
지난 10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 GS건설의 ‘속초 자이’ 견본주택에는 이른 아침부터 150m의 긴 대기 줄이 늘어섰다.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이 견본주택에는 이날 하루 6,000여명을 포함, 주말 사이 3만여명이 다녀갔다.
정부 부동산 규제의 영향권 바깥에 위치한 속초 부동산 시장이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개발 호재를 타고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작년부터 청약시장 흥행기록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는 기존 아파트값 상승률이 서울마저 넘어섰을 정도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 3월 속초 서희스타힐스 더베이 청약은 평균 28.84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앞서 작년에는 9월 ‘속초 KCC스위첸’이 7.41대 1, 10월 ‘속초 조양동 효성해링턴 플레이스’가 13.60대 1로 역시 1순위 청약 마감됐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속초 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최근 3억9,4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약 2억6,000만원)에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도 전국 상위권이다. 속초 아파트는 최근 3년(2014년 9월~2017년 9월) 동안 24.86% 올라 같은 기간 수도권(서울 포함) 아파트값 상승률(18.82%)를 크게 웃돈다. 올해 상승률(4.98%) 역시 강원도에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서울(3.49%)과 세종(4.49%)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속초 부동산 열풍은 올림픽 발 개발호재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서울까지의 소요시간이 1시간40분으로 줄어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졌다. 실제 동해고속도로 속초~양양 구간 교통량은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전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다음달 개통을 앞둔 서울~강릉 고속철도(경강선)와 2025년까지 개발 예정인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속초는 관광 시설이 잘 돼 있고, 세컨드 하우스 입지로도 좋다”며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도 미치지 않는 지역이어서 투자자들이 수도권 대신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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