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1ㆍ랭킹54위)이 넥스트 젠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는 데니스 샤포발로프(18ㆍ51위ㆍ캐나다), 다닐 메드베데프(21ㆍ65위ㆍ러시아), 지안루지 퀸지(21ㆍ306위ㆍ이탈리아)를 차례로 꺾은 데 이어 12일(한국시간) 톱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20ㆍ37위ㆍ러시아)를 결승전에서 격파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는 이날 정현의 우승이 갖는 의미를 5가지로 정리해 보도했다.
한국에서 나온 14년 만의 우승
정현은 2003년 이형택(41) 이후 14년 만에 ATP투어 정상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투어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고, 직전까지 최고 성적은 지난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BMW오픈 4강이다. 올 시즌 권순우(20ㆍ189위), 이덕희(19ㆍ201위)가 200위권에 진입하며 한국 테니스의 미래를 밝혔다.
시즌 8번째로 ‘첫 우승’ 감격 누리다
정현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올 시즌 8번째로 ATP투어 첫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넥스트 젠 파이널리스트 가운데에선 지난 4월 모로코 오픈에서 우승한 보르나 코리치(21ㆍ48위ㆍ크로아티아), 우마그에서 우승한 루블레프에 이어 3번째다.
1세트 빼앗겨도 끄떡없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5승을 거두는 동안 3경기에서 1세트를 내주고 시작했다. 이날 펼쳐진 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 넥스트 젠 대회 전까지 1세트를 내주고 경기를 뒤집은 적이 단 두 번에 그쳤던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더욱 강력해진 정신력을 입증했다.
마이너ㆍ메이저 동시 석권
정현은 지난 1월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에서 열린 ATP 챌린지 대회 스포츠 마스터 마우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챌린지 대회는 ATP투어의 마이너 리그 격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정현은 올 시즌 ATP투어 대회와 챌린지 대회를 모두 우승한 6번째 선수가 됐다.
역경을 이겨내다
발목부상에 시달리던 정현은 지난 3월 미국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ATP투어 BNP파리바 오픈에 불참했다. 이후 잔디코트 시즌을 통째로 건너뛴 그는 지난달에 외복사근 부상으로 중국 선전 오픈과, 일본 라쿠텐 오픈을 2주 연속 불참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풀 세트 승부가 2차례나 있을 정도로 체력적인 압박이 심했지만, 그는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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