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대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책은? ‘대통령의 글쓰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대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책은? ‘대통령의 글쓰기’

입력
2017.11.11 17:00
0 0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등 글쓰기 책 많아

4차 산업혁명 다룬 클라우스 슈밥 저서와 ‘축적의 시간’도 상위권

대통령의 글쓰기
대통령의 글쓰기
축적의 시간
축적의 시간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가을, 한국 정치를 이끄는 20대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어떤 책을 많이 읽었을까.

11일 국회도서관 의원열람실에 따르면 의원들이 지난해 5월 20대 국회 개원 후 지난 9월까지 1년 4개월여 동안 가장 많이 대출한 책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이 쓴 ‘대통령의 글쓰기’였다. 그 뒤를 이어 서울대 공대 석학 26명이 지은 ‘축적의 시간’, 일본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소설가 정유정의 ‘종의 기원’, 장하성 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쓴 ‘왜 분노해야 하는가: 한국 자본주의 2’ 등이 뒤를 이었다. 6위는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이었고, 윤태영 전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비서관의 ‘대통령의 말하기’(8위),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10위) 등도 10위권 내에 들었다. 7위와 9위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가 차지했다.

이밖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쓰모글루 외)’, ‘협상의 전략(김연철)’, ‘불평등의 대가(조지프 스티글리츠)’ 등도 상위권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의원열람실을 통한 도서 최다 대출 국회의원은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고, 김도읍(자유한국당) 김부겸(민주당) 김성식(국민의당) 김정재(한국당) 김한정(민주당) 백재현(민주당) 서형수(민주당) 오제세(민주당) 정양석(한국당) 의원 등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5월 20대 국회 개원 시기부터 지난해 11월 촛불집회 절정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가 이뤄진 지난 3월, 19대 대선이 치러진 지난 5월 등 1년 4개월 간 주요 시기 별로 국회 의원도서관 국회의원 도서대출 순위를 살펴봤다.

#2016년 6월: 20대 국회 임기 시작 첫 한 달

20대 국회 첫 달, 의원들이 가장 많이 빌린 책은 한국 산업의 미래와 관련된 ‘축적의 시간’이었다. 또 최대 관심사는 '외교'였다. 당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두고 한중 간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였고, 국내에서도 외교 현안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만큼 외교 관련 서적이 많은 의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국회 의원도서관 국회의원 도서 대출 순위 4위에 오른 ‘외교 상상력(김정섭)’과 17위, 18위에 랭크된 ‘G2 불균형(스티븐 로치)’, ‘외교의 시대(윤영관)’가 대표적이다. ‘외교 상상력’과 ‘외교의 시대’는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외교, 안보, 국제정치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뤘고, ‘G2 불균형’은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 담론을 제시한다.

이밖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우에노 치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도 대출 상위권 도서였다.

#2016년 11월 : 최순실 국정농단, 촛불 집회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광화문에선 부패한 권력을 규탄하는 촛불이 뜨겁게 타올랐다. 국회에서도 '권력'이 화두였다. 해당 기간 국회 의원도서관 국회의원 대출순위 상위 10권 중 3권이 '권력'을 다룬 서적이었다.

권력, 이데올로기의 독점과 새로운 민주주의의 방향을 담은 ‘복합적 갈등 속의 한국 민주주의(조희연)’는 해당 기간 동안 국회의원들이 여덟 번째로 많이 읽었고, 정치 주체로서의 시민을 다룬 ‘콜라보네이션(안희정)’은 12위로 리스트에 올랐다. 군주와 권력을 다룬 고전 ‘군주론(마키아벨리)’도 27위로 리스트에 진입하며 정치와 권력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은 인문학, 교양 서적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도 높았다. 대출 상위 20권 중 4권이 인문학, 교양 서적이었다. 인문학을 현실 문제와 엮어 서술한 ‘시민의 교양(채사장)’은 9위, 한국사를 강의 형식으로 풀어 쓴 ‘무도 한국사 특강(설민석)’은 11위였다. 강연을 책으로 재구성한 ‘나는 누구인가(강신주 등)’, 동명의 팟캐스트 방송을 책으로 펴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채사장)’도 각각 13위, 16위에 올랐다.

#2017년 3월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지난 3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라는 초유의 정치 사태를 맞이하여 정치의 또 다른 한 축인 국회에서는 앞으로의 '정치'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 3월 국회 의원도서관에서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대출한 책은 ‘양손잡이 민주주의(최장집 등)’였다. 박근혜 정부 이후의 정치 체제, 시민의 정치 참여, 민주주의 등의 키워드와 함께 한국정치에 대한 논의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국가의 의미와 의무를 환기시키는 ‘국가란 무엇인가(유시민)’가 7위에 오른 것도 의원들의 고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소설 ‘82년생 김지영(조남주)’, ‘나쁜 페미니스트(록산 게이)’ 등도 한 달 사이 가장 많이 대출된 책 목록에 올랐다.

#2017년 5월 : 19대 대통령 선거

지난 5월 9일 19대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들어섰다. 그에 따라 국회에서는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을 이끌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해당 기간 국회 의원도서관 대출 순위 1위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쓴 ‘북한의 선군외교’, 2위는 한국 경제의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종횡무진 한국경제’가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의 저서가 주로 대출된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둘째언니는 신데렐라를 꿈꾸지 않는다’도 15위에 올랐다.

이밖에 3위와 4위에는 한국의 기술, 산업의 미래를 다루는 ‘블록체인 혁명(돈 탭스콧 등)’, ‘축적의 시간’이 각각 랭크됐다. 또 눈 여겨 볼 만한 건 11위, 18위에 오른 ‘대한민국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복거일)’와 ‘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로저 스크러튼)’이다. 이는 지난 10년 간 이어져 온 보수정권이 교체됨에 따라 '보수'라는 가치에 대한 의원들의 고민과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민지 인턴기자(경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