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ㆍ여름에는 어떤 옷이 유행할까? 트렌드를 엿보기 위해 해외 컬렉션을 들여다 봤습니다. 마치 아빠 옷을 빌려 입고 나온 듯한 큼직한 옷을 입은 모델들이 줄지어 런웨이를 걷고 있네요.
사실 오버사이즈 패션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은 아닙니다. 패션은 원래 돌고 도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오버사이즈 트렌드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런 옷이 등장한 몇 가지 이유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남성복은 최근 20여년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오버사이즈가 주류였습니다. 때문에 오버사이즈 룩은 여성의 사회 진출과 더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고, 최근 그 이유가 더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그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은 ‘오버사이즈 패션’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카드뉴스로 정리해봤습니다.
정은선 기자 espoir@hankookilbo.com
“아빠 옷 빌려 입고 나온거 아니에요” 오버사이즈 패션의 귀환, 왜?
얼마 전 끝난 2018 S/S 패션위크에는 오버사이즈 옷이 여전히 많이 등장했는데요.
한동안 슬림한 옷이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오버사이즈 룩이 대신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 세계 대전과 여성 패션의 변화
세계대전 이후 변화된 여성의 삶과 함께 여성복에도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사회활동을 하기 시작하자 여성들은 코르셋을 거부하고 편한 옷을 찾게 되죠.
▦ 1980년대 여성스럽게 NO!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진 이 시기에는 남성적 패션아이템인 ‘파워 숄더 재킷’이 각광을 받게 됩니다.
▦ 젠더리스 시대, 더 강력한 복고의 등장
최근 떠오르고 있는 트렌드는 성별 경계가 사라지는 ‘젠더리스’ 인데요. 젠더리스와 오버사이즈가 만나 더 과장된 형태의 패션이 등장합니다.
오늘날의 오버사이즈 룩에 담긴 메시지는 결국 “내 몸과 옷차림을 지금까지 보던 방식으로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단순히 트렌드라 입는 사람도 있죠.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의지와 목적을 갖고 오버사이즈를 입는 사람도 생겨난다는 점입니다.
전복적 룩의 핏은 통념을 흔들고 무엇이 문제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옷을 만드는 건 디자이너의 몫이지만, 그 맥락을 갖고 무엇을 하느냐는 결국 입는 이들의 몫이니까요.
기사원문: 박세진의 입기, 읽기
제작: 정은선 기자
사진출처: 한국일보 자료사진, 셀린느, 미우미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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