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32세 젊은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에게 왕위를 이양할 수 있다고 중동권 매체들이 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지난 8일(현지시간) 아랍권 소식 전달과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웹사이트 '라이 알 요움' 발(發) 정보를 인용하면서 살만 국왕이 '이틀 내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사우디 정부가 소유한 방송 매체인 알아라비야가 동일한 소식을 트위터로 내보낸 뒤 곧 삭제했다.
이에 러시아 국영 매체 RT는 9일 이란 프레스TV 보도를 인용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RT는 지난 9월 레바논 방송 알마나르가 사우디 왕족에 정통한 소식통을 취재해 "살만 국왕이 건강 문제로 왕좌에서 내려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달 들어 사우디 양위설이 다시 불거진 것은 최근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한 '반(反)부패' 숙청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81세 고령인 살만 국왕을 대신해 사우디에서 실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미스터 에브리싱'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이달 초 돌연 왕자를 비롯한 왕족들의 과거 부패 혐의를 물어 자신이 이끄는 반부패위원회를 통해 체포를 단행했다. 순조로운 왕위 계승을 위한 반대파 제거라는 해석이 잇따랐다.
사우디 양위설을 보도한 프레스TV는 "향후 예상되는 이번 조치에 따라 사우디 왕위 계승 방식이 변하게 된다"면서 "형제 중 연장자에게 권력이 넘어가는 수평 방식으로부터, 국왕이 총애하는 아들에게 왕위를 넘기는 수직 방식으로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번 설은 사우디 정부의 공식 확인이 없는 루머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 왕족 내부에서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한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양위설은 의미 있는 것이라고 RT는 평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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