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ㆍ위도도 정상회담
文 대통령에 전통의상 깜짝 선물
방산ㆍ교통ㆍ의료분야 공조 강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파격적인 소통 행보를 가졌다. 두 정상이 양국에서 이른바 ‘서민 대통령’으로 인기가 높은 만큼 서로 코드가 통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자카르타 인근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인근 쇼핑몰을 깜짝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방문을 앞두고 “위도도 대통령 측에 시장도 좋고 국민들이 사는 모습을 함께 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위도도 대통령이 자카르타 시장 시절부터 서민 행보로 유명하다는 점을 착안한 것이었다. 이에 전날 딸 결혼식으로 바빴던 위도도 대통령 측으로부터 인근 쇼핑몰에 함께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고, 최종 일정 확정은 회담 30분 전에야 공개됐다. 두 정상은 전기 카트에 올라 대통령궁 정원을 한 바퀴 돌아 쇼핑몰로 향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직접 운전대를 잡아 양국 수행원들을 놀라게 했다.
쇼핑몰에 있던 시민들은 두 정상의 깜짝 등장에 열렬히 환호하며 사진을 찍었고, 위도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인 ‘바틱’을 파는 상점에 들러 문 대통령에게 바틱을 선물했다. 이어 두 정상은 주스와 차를 파는 부스에 들러서 아이스티를 한 잔씩 마셨다. 문 대통령은 상점 주인에게 “위도도 대통령이 오셨으니 이 가게가 대박 날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두 정상이 대통령궁 테라스에서 함께 한 단독회담에선 비가 내리는 날씨가 화제에 올랐다. 위도도 대통령은 궂은 날씨를 의식한 듯 “인도네시아에서는 비가 오면 복이 함께 온다고 한다. 오늘 좋은 일이 있겠다”고 거듭 환영의 뜻을 표했다.
두 정상은 이어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현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또 방산ㆍ인프라, 경제ㆍ통상 등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증진키로 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도 공을 들였다.
우리 정부는 향후 12억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차기 잠수함 사업에 입찰할 예정이다. 헬기ㆍ무인기 사업 등에서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양 정상은 2022년까지 양국 교역액 3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ㆍ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 및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력(RCEP)의 조속한 타결 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에 관해서도 제재와 대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 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교통ㆍ산업ㆍ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양해협정(MOU)을 체결했다. 산업 협력 MOU는 사실상 일본 자동차 업계의 독점 시장으로 여겨지는 인니ㆍ아세안 자동차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추진됐다.
보고르(인도네시아)=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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