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료비 지원을 받는 의료급여 환자는 지난해 1인당 평균 진료비가 건강보험 환자의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발간한 ‘2016년 의료급여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급여 환자는 1인당 평균 440만5,000원의 진료비를 썼다. 의료급여는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여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선정되거나, 국가 유공자인 사람 등에게 정부가 의료비를 거의 전액 보조하는 공공부조 제도이다. 반면 건강보험 가입자의 진료비는 1인당 127만5,000원에 그쳤다. 진료비 중 정부 또는 공단이 대는 급여비는 의료급여가 1인당 평균 433만7,000원, 건강보험이 평균 95만4,000원이었다. 의료급여는 본인 부담율이 1~2%인 반면, 건강보험은 본인 부담율이 20~30%다.
일각에서는 의료급여 환자 진료비가 큰 이유로 본인 부담이 적다 보니 의료기관과 환자 모두 과잉 진료를 하거나 받을 유인이 생긴다는 점을 지목한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의료급여 수급자 중에 병원 갈 일이 잦은 노인과 만성 질환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의료급여 수급자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32.9%로 건강보험(12.7%)의 2.6배에 이른다.
지난해 의료급여 수급자는 152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건강보험을 포함한 우리나라 건강 보장 인구 5,227만3,000명의 2.9%에 해당한다. 지난해 정부가 이들에게 지급을 결정한 의료급여비는 6조6,319억원으로 2015년(5조8,936억원)보다 12.5% 증가했다. 지난해 중증ㆍ희귀질환에 대한 보장성이 강화된 것이 원인으로 건강보험 진료비 역시 10.2% 늘어났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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