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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 “세금 공개하라” 구글에 파상 공세

입력
2017.11.09 16: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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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반박성명 7일 만에 공개질의

직원 현황ㆍ망 사용료 규모 공개

검색 조작 여부 공동 검증 요구

한성숙 네이버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9일 직접 나서 구글을 향해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31일 국정감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세금도 안내고 고용도 없다”며 구글을 비판한 것을 놓고 구글코리아가 지난 2일 반박하는 입장 자료를 내며 국내 검색서비스 양대 업체간 충돌(본보 3일자 2면)이 벌어진 이후 7일만에 다시 네이버가 공세에 나선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역차별 문제가 단순히 양 사에 한정된 이슈가 아니라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차원의 건전한 비판과 토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구글에 7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한 대표가 제기한 7가지 문제는 ▦세금 ▦고용 ▦트래픽 비용 ▦검색 조작 ▦검색 알고리듬 ▦금전적 영향 ▦정치적 압력 등이다. 구글이 자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던 항목들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우선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 그에 따른 세금 납부액을 밝히지 않은 채 “세금을 내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하는 구글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국감에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세금의 근거가 되는 국가별 매출은 “민감하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매출 2조5,920억원을 올렸고 2,746억원을 법인세로 냈다.

“수백명의 직원이 구글코리아에 근무하고 있다”는 구글의 고용에 대해선 구체적인 인력 현황 공개를 요구했다. 한 대표는 “구글 측이 지난해 국감에서 한국에선 온라인 광고만 담당하고 유튜브, 구글플레이 등 주요 사업은 구글 본사에서 담당한다고 증언했다”며 “수백 명이 모두 온라인 광고 업무를 담당하는지, 아니면 그 외 다른 어떤 업무를 하는지, 국내 매출에 걸맞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또 국내 영상 시장 점유율 72.8%로 네이버(2.7%)의 27배에 달하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만큼 국내 통신사에 트래픽 발생 대가인 망 사용료 지불 규모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에서 돈을 지불하면 구글 검색 순위를 높여주겠다는 업체들의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구글에서 돈을 지불하면 구글 검색 순위를 높여주겠다는 업체들의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구글은 검색 조작 문제도 전혀 없다고 했지만 돈을 주면 구글 검색 순위를 올려주는 업체들의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전문병원이 아님에도 전문병원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는 사례 등을 제시하며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100% 알고리듬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구글을 향해서는 네이버와 구글의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외부기관을 통해 공동으로 검증받을 것을 제안했다.

“금전적 또는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구글의 설명에 대해서는 ▦상업적 키워드 검색 시 광고가 상단에 노출되는 점 ▦올해 1~9월에만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1,364만달러(약 152억원)의 로비 자금을 사용한 점 등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애국심 마케팅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며 “구글이 명확하게 답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구글 ‘척추전문병원’ 검색 결과 상위 4개 중 3곳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기관들임에도 우선 노출되고 있다.
구글 ‘척추전문병원’ 검색 결과 상위 4개 중 3곳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기관들임에도 우선 노출되고 있다.

검색 서비스뿐 아니라 해외 IT 기업은 국내에 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국내 규제에 상대적으로 비켜서 있던 게 사실이다. 한 대표가 이 문제를 직접 제기하고 나선 것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폰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를 비롯해 IT 생태계에서 구글의 힘이 워낙 막강해 국내 업체들은 억울해도 눈치만 보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네이버가 공론화를 시켜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구글에서 상업적 키워드를 검색하면 PC와 모바일 결과 페이지 상단에는 검색광고가 우선 노출된다.
구글에서 상업적 키워드를 검색하면 PC와 모바일 결과 페이지 상단에는 검색광고가 우선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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