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동해에 집결한다. 대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북아 순방 이후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미 7함대는 9일 “로널드 레이건호(CVN 76), 니미츠호(CVN 68),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 71) 등 3척의 항모 강습단이 11일부터 14일까지 서태평양 해상에서 공동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미군이 서태평양으로 지칭한 곳은 동해 공해상”이라고 말했다. 항모들은 대공방어와 해상감시, 해상 보급, 기동훈련, 전투기 이ㆍ착함 훈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 항모 3척이 한반도에 투입되는 건 1976년 도끼만행사건 이후 처음이다. 북한이 9월 15일 이후 두 달 가까이 도발을 자제하고 있지만, 현재의 안보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3척의 항모가 훈련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며 “서태평양에서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태평양함대의 굳건하고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항모 3척은 우리 해군과도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미 항공모함과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일정을 협의 중"이라며 "다만 일본까지 포함해 한미일 3국 간 연합훈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 항공모함 1척에 실린 항공기는 70∼80대에 달해 웬만한 국가의 전체 공군력과 맞먹는다. 이 때문에 항공모함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항모의 작전반경은 1,000㎞를 웃돈다. 때문에 중국은 미 항모의 서해 진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국회 연설에서 "현재 한반도 주변에 3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했다"며 "이들 항모에는 (전투기) F-35와 F-18이 탑재돼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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