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정후(왼쪽)과 이종범 해설위원/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부전자전(父傳子傳)의 힘이 국제대회에서도 발휘될까. '바람이 손자' 이정후(19·넥센)의 출발이 심상치 않다.
2017년 넥센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첫 발을 내디딘 이정후는 올해 잊지 못할 데뷔 시즌을 보냈다. 고졸 신인 최초로 전경기(144)에 나와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111득점 12도루를 올리며 역대 신인 최다 득점·안타(179개) 신기록을 썼다. 데뷔 전부터 '바람의 아들' 이종범(47)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로 관심을 모았던 이정후는 어느새 아버지의 그늘도 벗어났다. 베테랑 선수들도 이정후가 시즌 내내 슬럼프 없이 활약을 이어가자 "정말 대단하다. 시즌을 치르면서 타격 능력이 더 좋아지고 있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무서운 신인 이정후의 활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정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에 뽑혀 첫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아버지의 피'를 증명하듯 리그를 뒤흔들었던 이정후가 태극마크를 달고 더 강해졌던 아버지의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대표팀 코치를 맡아 아들과 동반 태극마크의 꿈을 이룬 '아버지' 이 위원도 바로 옆에서 아들을 지켜보고 있다.
이 코치는 한국 야구의 전설이다. 프로 데뷔 2년 차였던 1994년 타율(0.393), 안타(196개), 득점(113점), 도루(84) 등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해 MVP(최우수선수)까지 거머쥐었다. 국제무대에선 더 펄펄 날았다. 2002년 아시안게임과 2003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이 위원은 대회마다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3개 대회에서 통산 타율 0.378(25타수 17안타) 7타점 8득점을 올렸다. 특히 2006년 WBC에서는 주장을 맡아 타율 0.400(25타수 10안타)를 기록하면서 '4강 신화'를 이끌기도 했다.
이정후는 이미 대표팀 주전으로 낙점이 될 만큼 타격 능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올해 주로 1번 타자로 나섰던 그는 8일 대표팀과 넥센의 연습경기에서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2루타와 3루타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달 3일 정규시즌이 끝난 뒤 처음으로 치른 실전경기 임에도 정확도 높은 타격 능력을 선보인 이정후에게 거는 기대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정후는 "어느 타순으로 나설 지는 모르지만, 타순에 따라 해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에 어디에 서든 재미있게 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위원은 '태극마크의 무게'를 강조하며 이정후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 이정후는 "아버지께서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가지라고 하셨다. 운동장에서나 일상생활에서 더 신중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종범의 아들'이란 부담감을 떨쳐내고 자신의 이름으로 우뚝 선 이정후에겐 국제 대회도 새로운 경험의 장이다. 그는 이정후는 "대표팀이라고 해서 특별한 부담감은 없다. 정규 시즌이라고 생각하면서 뛰고 있다"며 "그래도 일본을 상대하게 되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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