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회화 3점을 보존처리 하고 13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이 그림들을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문화재청의 ‘국외문화재 소장기관 활용 지원 사업’ 일환으로 보존처리를 마친 작품은 ‘주돈이애련도’ ‘감모여재도’ ‘백동자도’다.
‘주돈이애련도’는 중국 북송의 성리학자 주돈이(1017~1073)가 연꽃을 감상하는 모습을 그린 17세기 그림이다. 주돈이는 ‘애련설’이라는 글에서 연꽃을 군자의 꽃으로 칭송했다. 주돈이가 연꽃을 감상하는 모습은 선비의 고고한 취미를 보여주는 그림으로 조선 초기부터 즐겨 그려졌다. 호놀룰루미술관이 소장한 ‘주돈이애련도’는 처음에 일본식으로 장황돼 보관됐다가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조선시대 전통 장황으로 복원됐다
‘감모여재’란 ‘조상님을 고마워하고 그리워하기를 마치 이곳에 조상님이 계신 것처럼 한다’는 의미다. ‘감모여재도’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당과 제사음식이 놓인 제단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런 그림은 조선시대 사당을 지을 형편이 되지 않을 때 일종의 임시 사당으로 사용됐다. ‘감모여재도’도 훼손된 그림을 복구하고 조선시대 전통 족자 형태로 교체했다.
‘백동자도’는 수많은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주제로 한 그림으로 부귀, 장수와 같은 의미를 담는다. 18세기 초부터 왕실 혼례에서 자주 사용됐으며 이후 민간에서도 유행했다. 이 그림은 조선 말기 백동자도 중에서는 드물게 대형 병풍 모양을 하고 있고 궁중과 민간 회화 양식이 절충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세 작품은 국내에서 전시가 끝나는 다음달 10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현지에서도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문화재청과 미국 호놀룰루미술관이 2013년 체결한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실시된 지원 사업의 하나다. 2015년에는 보존처리를 지원받은 ‘계회도’와 ‘화조화’가 전시됐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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