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사진=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의 최종 결정만 남았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9승을 올리고 지난 10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직행 티켓'을 거머쥔 고진영이 미국 진출을 깊게 고민 중이다. 결정은 오는 20일 전후 완전히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LPGA에서 뛸지를 투어 측에 통보해야 하는 시한은 22일까지이기 때문이다.
메인스폰서인 하이트진로는 선수의 의사를 최우선 순위로 놓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한 관계자는 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고진영과 논의를 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선수 본인의 결정과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소속 선수들이 미국보다 한국이나 일본 투어에서 뛰는 것을 더 바란다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돌았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꼭 한국과 일본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도 법인이 있고 유럽과 동남아에도 퍼져 있다”며 “과거 서희경(31)도 우리와의 계약 기간 중 미국에 진출했고, 지난 해 전인지도 그랬다. 이번 건 역시 고진영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고 해명했다. 하이트진로와 고진영의 계약기간은 2019년까지다.
고진영의 LPGA 진출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신중론도 있다. 고진영은 안시현(33ㆍ골든블루), 이지영(32), 홍진주(34ㆍ대방건설), 백규정(22ㆍCJ오쇼핑)에 이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LPGA 비회원으로 우승한 5번째 선수다. 공교롭게도 이 대회를 통해 LPGA로 직행한 안시현, 이지영, 홍진주, 백규정은 모두 미국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국내로 유턴했다.
안시현은 2004년 LPGA 신인왕에 올랐으나 이후 행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백규정은 2014시즌 KLPGA 신인왕을 수상하고 이듬 해 미국으로 향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로 돌아온 그는 지난 5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장거리 이동, 음식, 언어 등 LPGA 생활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준비 기간이 짧았다. 나만의 확실한 중심이 있어야 하는 데 그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에서는 골프 외에 다른 부분도 프로페셔널 해야 되더라. 팬 분들을 대하는 자세, 컨디션 관리 등 선수로서 전반적인 자질들이 다 미숙했는데 가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미국 진출 첫 해 안시현은 20살, 이지영은 21살, 백규정이 20살이었다.
물론 빠르게 적응해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고진영은 캐디 딘 허든(53ㆍ호주)과 KLPGA 경기에 나서고 있다. 허든은 신지애(29), 유소연(27ㆍ메디힐), 서희경(31), 전인지(23), 김효주(22ㆍ롯데) 등의 캐디백을 맸던 한국여자골프의 조력자 중 한 명이었다. 연습 그린에서나 경기 중 허든과 대화하는 고진영의 영어 구사 능력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지난 해 3월 허든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은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 해부터 몇 차례 전화 통화에서 “LPGA 진출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거나 “오늘도 2시간 영어 과외를 받았다”는 등 말을 했다.
고민 중이지만, 마음은 미국 진출 쪽으로 기울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삭제된 상태지만 그는 8일 인스타그램에 "초심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뒤늦게 후회하기 싫어서 결정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결정의 9부 능선은 넘었다고 할 수 있다.
고진영은 10일 KPLGA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후 LPGA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17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나선다. 미국에서의 최종 조율을 마치고 대회 직후인 20~21일쯤 결정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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