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2박 3일 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과 동선을 미리 공개하지 않으면서 관련 보도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중국의 통제를 두고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도착 당일에도 일정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국영방송인 중앙(CC)TV 등 일부 매체를 통해서만 사후식 보도를 하게 하고 있다. 9일 일정 역시 인민당대회에서 정상회담, 양국 기업 대표 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시간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묻는 질문을 받고도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화춘잉(华春莹)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 일간 월스트리스저널 보도를 인용해 양국 정상이 자금성에서 회동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이를 두고는 미ㆍ중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중국에 불리한 장면, 발언 등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 관련 보도는 혼선을 빚고 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첫 일정으로 청나라 건륭제가 차를 마시고 독서실로 사용하던 자금성 삼희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함께 차를 마실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자금성 내 보온로에서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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