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티켓 남은 9장 주인은
대륙간 PO 위해 온두라스행
호주 살인적 일정에 울상
이탈리아-스웨덴 대결
유럽 4경기 중 가장 관심
9장 남은 2018 러시아 월드컵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각 대륙에서 피 말리는 전쟁이 벌어진다.
현재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나라는 개최국 러시아를 포함해 23팀이다. 나머지 9팀은 유럽 플레이오프(4팀), 아프리카 예선 최종전(3팀) 그리고 호주(아시아 5위)-온두라스(북중미 4위), 페루(남미 5위)-뉴질랜드(오세아니아 1위)의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가려진다. 대륙간 플레이오프 참가 팀은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하다. 호주에서 온두라스를 가려면 경유지를 두 번 거쳐 22시간 비행기를 타야 한다. 호르헤 루이스 핀투(65) 온두라스 감독은 “너무나 비인간적 일정이다. 이렇게 먼 거리를 5일 일정으로 소화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홈에서 1차전을 하고 호주로 넘어가는 온두라스는 그나마 낫다. 온두라스를 갔다가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 역(逆)시차 속에 2차전을 치르는 호주는 울상이다. 만약 한국이 월드컵 직행 티켓을 따지 못했다면 호주와 똑같은 ‘지옥의 일정’을 소화할 뻔했다. 페루와 뉴질랜드의 사정도 비슷하다. 비행기로 19시간 이상 걸리고 직항편도 없다. 이에 FIFA는 엄청난 시차와 이동거리를 감안해 대륙간 플레이오프의 경우 1차전 후 2차전까지 하루 휴식을 더 줬다.
FIFA 랭킹 43위 호주와 69위 온두라스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호주는 시리아와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끈 노장 공격수 팀 케이힐(39)이 최근 발목 부상을 당해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온두라스전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다. 반면 랭킹 10위인 페루는 뉴질랜드(122위)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앞서 큰 이변이 없는 한 티켓을 거머쥘 전망이다.
유럽 플레이오프 4경기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이탈리아와 스웨덴의 대결이다.
이탈리아는 G조에서 스페인에 밀려 조 2위가 되는 바람에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월드컵 4회 우승(1934, 1938, 1982, 2006)에 빛나는 이탈리아는 1962년 칠레 대회부터 단 한 번도 본선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다. 이번에 탈락하면 56년 만에 재앙을 맞는다. 이탈리아에는 1998 프랑스 대회부터 2002 한일, 2006 독일,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까지 5회 연속 ‘꿈의 무대’를 밟은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9)이 있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FIFA 선정 ‘올해의 골키퍼’에 뽑히는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그는 러시아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수 차례 밝혔다. 스웨덴과 플레이오프가 부폰의 마지막 현역 A매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벼랑 끝에 몰린 지안 피에로 벤투라(69)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스웨덴에 져서 월드컵에 못 간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 다음 달 1일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어떤 팀들과 한 조에 속할 것인가만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유럽 플레이오프 나머지 대진은 북아일랜드-스위스, 크로아티아-그리스, 덴마크-아일랜드다.
아프리카 예선은 20개국이 5개조로 나뉘어 각 조 1위만 월드컵에 간다. 이미 B조 나이지리아와 E조 이집트는 본선행을 확정했다. A, C, D조의 주인공이 11~15일 결정된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A조의 튀니지와 C조의 모로코, D조의 세네갈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놓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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