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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대박 기원은 영동 ‘괘방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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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대박 기원은 영동 ‘괘방령’에서

입력
2017.11.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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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수험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괘방령을 찾아 기도를 올리고 있다. 영동군 제공
지난 주말 수험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괘방령을 찾아 기도를 올리고 있다. 영동군 제공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오면서 충북 영동군 괘방령(掛榜嶺)에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8일 영동군에 따르면 오는 16일 수능을 앞두고 매곡면 어촌리 괘방령을 찾는 수험생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고갯마루에 있는 돌탑 아래에서 자녀의 수능 고득점과 대입 합격을 기원하며 정성어린 기도를 올린다.

매곡면사무소 관계자는 “2005년 군에서 고갯길에 ‘장원급제길’이란 이름을 붙이고 돌탑을 세운 후부터 수능이나 큰 일의 성공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발 300m의 괘방령은 충북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는 작은 고개다. 이 길로 조선시대 영남지역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넘어 다녔다.

괘방(掛榜)은 이 고개를 넘어 과거를 보러 가면 급제를 알리는 방이 붙는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예로부터 인근 추풍령으로 고개를 넘으면 ‘추풍낙엽’으로 낙방한다고 해서 과거에 응시한 유생들은 꼭 괘방령 길을 택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런 소문 때문에 인근 고을에 부임하던 관리들도 한사코 이 고개를 넘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추풍령으로 쳐들어온 일본군이 괘방령으로 쫓겨났고, 한국전쟁 때는 추풍령으로 남진한 북한군이 괘방령으로 퇴각했다고 알려지면서 이 고개에는 행운과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있다고도 전해온다.

영동군은 괘방령에 담긴 이야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5년 주변을 말끔히 정돈하고 장원급제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이곳은 큰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몰려 치성을 올리는 장소로 부상했다.

이밖에 영동군에는 세 번 두드리면 간절한 소망을 들어준다는 천고(天鼓)가 있어 수능철 많은 사람이 몰린다.

난계국악기제작촌에 있는 천고는 초대형 북(울림통 지름 6.4m, 폭 6m)으로 소망과 염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북이란 뜻을 담고 있다.

영동군은 수험생과 그 가족을 위해 수능 이튿날인 이달 17일까지 이 북을 무료로 두드릴 수 있도록 할 참이다.

난계국악기체험촌 측은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체험촌을 방문하면 천고를 두드릴 수 있고, 원할 경우 대형 펼침막에 고득점을 기원하는 이름도 새겨준다”고 밝혔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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