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백악관 인사 간담회
무역 불균형 문제 완화 추진
미국에 세감면ㆍ행정 지원 요청도
우리 기업들이 2021년까지 향후 5년간 총 748억달러(약 83조원)의 대미 투자ㆍ구매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맞아 통상 압박에 대응하고, 미국이 문제 삼는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우리 기업들은 그 대가로 투자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과 행정적 지원 등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국 백악관 주요 인사와 우리 기업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미국 측에선 에버렛 아이젠스탯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 디나 파월 국가안보위원회(NSC) 부보좌관 등이 참석했고, 우리 측에선 삼성 현대차 SK LG 등 미국 투자 계획이 있는 주요 기업 임원 1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대한상의가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5년간 미국 투자ㆍ구매 계획을 조사한 결과 42개 기업이 173억 달러를 투자하고, 24개 기업이 575억 달러어치를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동행했던 경제사절단이 발표한 투자ㆍ구매 계획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당시 경제사절단의 52개 기업은 5년간 128억달러를 투자하고, 액화천연가스와 항공기 등 224억달러어치를 구매할 계획을 밝히는 등 총 352억달러(약 39조원)의 선물 보따리를 풀었었다.
이동근 부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투자와 구매가 실행에 옮겨지면,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라는 문제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 기업들은 백악관 인사들에게 투자 때 세금 감면 혜택과 투자 준비 과정에서의 행정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미국 성장 잠재력을 높여, 외국인 투자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한미 통상장관 회담은 미국 측 일정 문제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우리 측이 양국 통상장관 회담을 요구했지만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느라 따로 일정을 내지 못했다”며 “다만 어제(7일) 만찬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긴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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