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미슐랭) 가이드는 올해도 한식당에 별을 뿌렸다.
미쉐린코리아는 8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을 펴내며 서울 신천동 시그니엘 서울에서 스타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서울신라호텔의 ‘라연’과 광주요그룹이 운영하는 ‘가온’ 등 한식 파인다이닝 2곳이 지난해에 이어 3스타 식당에 뽑혔다. 2곳 모두 저녁 코스 1인 가격이 20만원 이상이다. 3스타는 미쉐린이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까다롭게 골라 준다. 1900년 처음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가 지금까지 평가한 세계 식당 2만여곳 중 3스타를 받은 건 128곳뿐이다.
1스타(18곳ㆍ요리가 훌륭한 식당) 2스타(4곳ㆍ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3스타(2곳)까지, 올해 별을 받은 서울 식당은 지난해와 같은 24곳. 이중 13곳이 전통 한식과 모던 한식 레스토랑이다. 2스타에 뽑힌 ‘곳간’ ‘권숙수’ ‘정식당’ ‘코지마’ 중 코지마를 제외한 3곳이 한식을 내놓는다. 전통 한식당인 곳간과 권숙수는 2년 연속 2스타를 지켰다. 지난해 1스타를 받은 정식당(모던 한식)과 코지마(일식당)는 별을 하나씩 추가했다. 정식당 임정식 셰프는 얼마 전 미국 뉴욕 한식당 ‘정식’으로도 2스타를 받았다. 올해 처음 1스타 레스토랑에 진입한 곳은 ‘도사’ ‘익스퀴진’ ‘주옥’ ‘테이블포포’ 등 4곳으로, 테이블포포를 뺀 3곳이 모던 한식당이다. 미쉐린은 서울편 가이드를 처음 낸 지난해에도 한식 레스토랑 13곳에 별을 줬다.
미쉐린 가이드가 한식에 흠뻑 빠진 걸까. 그런데도 우래옥, 삼원가든, 하동관 같은 노포와 해장국, 냉면, 갈비 같은 보통 한국인이 즐기는 메뉴는 왜 별을 받지 못한 걸까. 미쉐린의 취향을 놓고 올해도 논란이 일었다. 음식 가격도 입길에 올랐다. 코지마의 저녁 스시 오마카세는 1인 35만원, 곳간의 코스 요리는 1인 15만~30만원, 중식당 ‘유유안’ 저녁 코스는 14만원에 이르는 등 서민적이라고 할 수 없는 식당들이 주로 선정됐다. 제일 저렴한 곳은 중식당 ‘진진’으로, XO 볶음밥이 8,300원, 물만두가 7,000원이다.
그러나 미쉐린 별점은 외국인과 여행자 눈높이를 중심으로 권하는 미식 가이드일 뿐이다. 미쉐린을 비롯한 글로벌 미식 가이드의 권위는 최근 떨어지는 추세다. 미쉐린은 논란을 의식한 듯 별점 리스트를 크게 흔들지 않았다. 미쉐린 가이드는 ▦요리 재료 수준 ▦요리법, 풍미의 완벽성 ▦요리 개성과 창의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 통일성과 언제 방문해도 변함 없는 일관성 등 5대 원칙으로 식당을 평가했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팀을 이룬 평가원들이 식당을 여러 차례 찾아 몰래 음식을 맛보고 별점을 매겼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