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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참패 공화당 “트럼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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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참패 공화당 “트럼프 탓”

입력
2017.11.08 15:2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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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트럼프 대통령의 1년 평가 성격의 선거로 관심을 모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랄프 노담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7일 트럼프 대통령의 1년 평가 성격의 선거로 관심을 모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랄프 노담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당선 1주년(8일)을 앞두고 치러진 버지니아ㆍ뉴저지 주지사와 뉴욕시장 선거 등 ‘미니 지방 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했다. 특히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ㆍ경합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1년을 평가하는 선거로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예상보다 압승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지지율이 30%대(CNN 발표 36%)로 바닥을 기고 있는 데다,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의 압박까지 받아 국정 동력이 휘청거리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주지사 선거 패배와 곤두박질치는 지지율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통합보다는 분열을 추구하고 있으며 근래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없다”고 평가했다.

7일(현지시간) 치러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현 부지사인 민주당의 랄프 노담 후보가 53.9%를 얻어 공화당 에드 길레스피 후보(45%)를 거의 9%포인트 차로 낙승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노담 후보가 3% 내외에서 박빙 우세를 보였던 것 보다 훨씬 더 큰 격차다.

버지니아주는 현 테리 매컬리피 지사가 민주당 소속이며 전임 지사는 공화당 소속으로 공화ㆍ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경합해온 곳이다. 2013년 주지사 선거에선 매컬리피 지사가 4%포인트 차로 당선됐고, 지난 대선에선 남부 주 중 유일하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5% 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했다. 공화ㆍ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내년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으로 보고 대규모 물량 공세를 펼쳐왔다.

하지만 워싱턴 인근 로우던 카운티의 경우 노담 후보가 20% 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압승하는 등 도심 근교 지역의 반(反) 트럼프 정서는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길레스피 후보는 반이민 정책과 남부연합 유산 껴안기 등 트럼프식 의제를 내세우며 트럼프 지지자들의 결집을 도모했으나 결국 반트럼프 정서를 키운 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선거 지원 유세는 하지 않았으나, 아시아 순방 기간 중에 잇따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랄프 노담은 버지니아에 범죄가 들끓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며 맹비난했고, 길레스피 후보에 대해서는 "버지니아의 높은 범죄율과 나쁜 경제 성과를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며 지지를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선거 패배 출구조사가 나오자 이날 트위터에 “길레스피는 열심히 했으나 나와 내가 내세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재빨리 거리 두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스콧 테일러 공화당 하원의원(버지니아주)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버지니아 압승은 백악관에 대한 거부로 판단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인 수사로 인해 전통적인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 같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는 이번 선거 패배가 공화당 내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경합주 지역의 공화당 하원 의원들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바닥을 기면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안정적 우세를 보여왔던 민주당 필 머피 후보가 55.5%로 공화당 킴 과다노 후보(42.4%)를 큰 표차로 눌렀고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빌 더블라지오 현 시장이 66.5%로 공화당의 니콜 말리오타키스 후보(27.8%)를 더블스코어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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