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유명 록밴드 백두산의 드러머였던 타악기 연주자 최소리(왼쪽 사진)씨가 화가로 변신했다.
최씨는 1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금보성아트센터에서 미술전시회를 갖는다고 8일 밝혔다. 작가는 이번 행사를 ‘소리를 보여주는 전시회’로 기획했다. 이에 따라 작가는 특기인 타악기 연주를 살려 금속판을 드럼스틱과 북채로 두드려 연주를 한 뒤 여기에 색을 입힌 작품들(오른쪽 사진)을 전시한다. 작품 숫자만 무려 100여점에 이른다.
한때 유명 드러머였던 그가 화가로 변신한 이유는 20년 이상 드럼을 연주하며 얻은 소음성 난청 질환 때문이다.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청력 상실 때문에 좋아하는 드럼 연주의 흔적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
작품 제작 방식도 독특하다. 특정 주제를 정한 뒤 여기에 맞는 느낌을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 구리 등의 금속판을 두드려 자국을 새기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와 에너지는 소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 작가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작품을 만들었다”며 “기존 미술과 다른 독특한 방식의 복합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작가는 밴드 백두산에서 드러머로 활동하다가 전문 타악기 연주자로 독립해 10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특히 그는 멜로디를 낼 수 있는 소리금이라는 독특한 타악기까지 개발할 정도로 타악기 연주에 정평이 나 있어 G20 정상회담,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등에서 공연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는 전시회가 열리는 18일에도 특별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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