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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죄도시’ 윤병희 “깜짝 스타? 여전히 치열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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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죄도시’ 윤병희 “깜짝 스타? 여전히 치열할 길”

입력
2017.11.0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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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범죄도시’ 덕에 주목도 많이 받았고 영화는 잘됐지만 또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조금 더 치열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이번 영화가 잘됐으니까 앞으로 더 수월하리란 생각은 안 해요.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배우 윤병희는 늦된 나무다. 2007년 연극 ‘시련’으로 데뷔해 10년째 ‘무명 배우’였다. 녹록지 않던 연기자의 길을 걷는 동안 평생을 약속한 반려자도 생겼다. 대성의 꿈보다 먼저 가정을 이룬 배우 윤병희는 그래서 6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한 히트작 출연으로 쉽게 들뜨지 않는다.

“한 두어 분 정도 알아봐줬던 것 같아요. ‘‘범죄도시’ 맞죠?’라고 하고 지나가는데 신기하더라고요. 사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게 익숙한 거죠. ‘한 작품 잘됐다고 나를 알아보겠어?’라는 생각이 커요. 소위 ‘무명’이라고 하는 시간이 길었고, 배우 생활을 계속하면서 누가 알아보고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라는 걸 어느 순간 느끼기도 했어요. 아내와 딸, 아들 이렇게 네 식구인데, 가정을 꾸리면서 목표는 소박해지고 꿈은 진지해지더라고요. 그냥 남들 다 하는 거 하면서 사는 게 목표예요. 주변에서 ‘깜짝 스타’라거나 ‘이제 터질 일만 남았다’거나 하는데 제겐 전혀 와 닿지 않는 이야기예요. 솔직히.”

물론 출연작인 ‘범죄도시’의 성공이 기쁘지 않다거나 누구나 알아보는 스타가 되는 데 전혀 욕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범죄도시’는 누가 뭐래도 윤병희의 출세작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뜻 깊은 작품이기도 하다. 내로라 할 흥행배우 하나 없던 영화가 600만이 넘는 스코어를 기록했다는 통쾌함을 어찌 내부자가 느끼지 못 할까. 다만 윤병희의 조심스런 태도는 주목 받지 않는 데 익숙한 시간이 길어지며 생긴 내성이다. 쉽게 흔들리면 쉽게 좌절하기 쉬운 법이다. 서둘러 축배를 들어올리고 김칫국을 마시는 대신 윤병희는 배우로서 자신의 앞날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는 선배들도 예전 작품들을 보면 배역이 생각보다 한정돼 있더라고요. 건달, 양아치, 웨이터 이런 인물들을 주로 연기하다 어느 순간 자기 카드를 딱 꺼내는 거죠. 그 때 인정을 받으면 할 수 있는 배역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냥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범죄도시’ 속 휘발유처럼 특정한 이미지로 기억해 주는 것만도 감사해요. 앞으로 내공을 더 쌓아서 어느 순간 제 히든카드를 꺼내야죠. 이미지가 중요한 직업이긴 하지만 배우는 연기로 또 달리 보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범죄도시’의 감초 휘발유는 윤병희를 대중이 제대로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작품이다. 관객들이 ‘저 중국말 잘하는 사람은 누구야?’가 아닌 ‘저 중국 배우는 누구야?’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 싶어 끈덕지게 연습했던 중국어와 조선족 사투리, 나이트클럽 웨이터에 걸맞은 이름을 찾기 위해 고심했던 시간들. 겉에 드러나지 않은 이런 노력들은 그를 배신하지 않고 ‘범죄도시’ 최고의 신스틸러로 만들었다.

“‘범죄도시’ 후속편이 나오고 또 캐스팅 된다면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바로 휘발유 통 준비하고, 이번엔 네온사인 장식도 할래요(웃음). 바람이 있다면 언젠가 순수한 짝사랑 이야기 한 번 해보는 거예요. 짝사랑하는데 다가갈 수는 없는 그런 순박하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요.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봐요. 아마 이제부터 다시 지금까지의 생활을 반복하겠죠. 치열하게 오디션 보고, 단역도 하고. 저에 대한 믿음과 언젠가 주어질 좋은 도전의 기회를 생각하며 계속 치열하게 연기하려고요. 출연료로 30만 원을 받는다면 저는 현장에서 3,000만 원짜리 연기를 하겠다는 마음으로요.”

사진=카라반이앤엠 저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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