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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노후 즐기는 농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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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노후 즐기는 농촌 만들어야

입력
2017.11.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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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한국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장

이철수 한국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장
이철수 한국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장

의성과 군위는 우리나라에서 고령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장수지역이라는 뜻이 아니다. 젊은 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적고 경제 활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명이 늘어난 만큼 고민도 더 많아지는 듯하다. 나이 들어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숙제가 던져지기 때문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시대 임금의 평균 수명은 40대 중반이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나이 60을 넘기면 잔치를 열었다. 지금은 청년회장이 60대인 곳도 많다. 영국의 콜린 블랙모어 옥스퍼드대 교수는 2050년이 되면 인류 수명이 120세까지 늘어난다는 ‘우려스러운’ 예언까지 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노인층의 빈곤율이 무척 높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노후 대비는 부실하기 그지없다.

시골은 더하다.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은 전형적인 시골 부모님들이다. 한평생 농사를 지으면서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신 분들이다. 농사에는 은퇴라는 개념이 없기에 은퇴설계는 남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저 힘일 될 때까지 농사를 짓는 것이 전부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기도 그렇다. 용돈을 보내오긴 해도 넉넉하진 않다. 요즘 경기에 도시에서의 삶도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체력만 예전 같으면 농사 지어서 반찬거리를 모두 대고 싶은 마음이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나름의 대책을 세웠다. ‘농지연금’이다. 시골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농지를 담보로 매월 일정 금액의 자금을 연금 방식으로 지급한다. 농지연금 덕분에 한숨 돌렸다는 어르신들을 종종 만난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완전한 해결책일 수는 없다. 무엇보다 공동체가 회복되어야 한다. 시골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의성과 군위 지역은 말할 것도 없다. 젊은 사람이 들어와야 마을에 활기가 돈다. 젊은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해 새로운 농업을 도입하거나 도시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사람이 힘이다. 젊음이 곧 활력이다. 사람이 공동체와 경제를 살린다. 특히 고령화 지역은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패기가 요원하다. 젊은 목소리가 넘쳐나고 아기 울음소리가 터져야 활기가 살아난다.

농어촌공사는 농민을 돕는 역할을 한다. 어르신들의 비율이 높아져 연금을 개발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농촌이 더 살기 좋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본령이다. 민과 관이 힘을 합쳐서 젊은 귀농ㆍ귀촌 인구가 증가한다면 농어촌공사 직원들도 신바람이 날 것이다. 자원과 자본 투입 효과가 몇 배 더 크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 연금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질 만큼 의성과 군위가 젊어질 날을 기다린다. 더불어 젊은 귀촌ㆍ귀농인구와 더욱 늘어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다. 한 지역이 소멸되면 땅은 그대로일지라도 결국 대한민국이 줄어드는 셈이다. 우리가 사는 곳이 텅 빈 자리가 되기 전에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농촌이 회복되어야 도시도 굳건하게 살 수 있다. 경제나 사람이 편중된 나라는 결코 안정적일 수 없다. 농촌을 살리는 길이 곧 국가를 살리는 길이라고 믿는다. 우리 농촌에 더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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