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文 대통령 답변에 끼어들기도
미 취재진, 미국 국내 이슈인
총기 규제 질문 적절성 논란 일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7일 정상회담은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기자회견은 다소 흥미진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발언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첫 질문자로 나선 미국 CBS 기자가 질문을 위해 “대통령님”이라고 운을 떼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뜸 “어떤 대통령인가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기자회견을 부드럽게 유도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치에 기자회견 분위기는 상당히 화기애애해 졌다.
그러나 이어진 문 대통령의 답변에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들기를 하면서 현장 분위기가 다소 냉랭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CBS기자로부터 “군사적 증강이 북한에 공격적 자세를 취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 자체 방위 능력과 한미연합 방위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꼭 필요하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답변을 하겠다”며 끼어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는 수십억에 달하는 장비들을 주문하는 것으로 말씀해 주셨다. 미국에서도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은근히 방한의 성과를 강조, 한국측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에 문 대통령이 수습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인상을 말하던 중 “(한국이) 험프리스 기지 건설에 굉장히 많은 돈을 들였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우리도 많은 부분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기지 방문은 한미동맹에 한국이 최선을 다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시는 좋은 계기가 되셨을 것”이라며 “아까 확대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한국에 감사를 표시하신 바 있다”고 말했다.
미국 취재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국내 이슈를 질문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국 CBS 기자는 총기 규제 관련 입장을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있는 상황에서 총기 문제를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답변을 드리겠다”며 “지금 가장 총기 규제가 철저한 곳이 시카고인데 엉망진창이다. 끔찍하다고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반면 기자회견에 앞서 가진 양국 정상의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특히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존 켈리 트럼프 대통령 비서실장은 양국 비서실장끼리 기념촬영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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