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한국엔 첫 생일 축하 풍습”
청주 ‘풍정사계춘’으로 건배 제의
KBS 교향악단ㆍ박효신 기념 공연
트럼프에 놋수저ㆍ돌그릇 선물
미국 대통령으로는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환영 만찬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1주년 축하 전야제를 방불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만찬사와 건배사를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1주년을 거듭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여러 어려움 속에도 희생과 결의로 미래를 만들어 왔다”고 추켜세우며 양국의 우정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내외 국빈만찬 만찬사를 통해“한국에는 첫 번째 생일을 특별하게 축하하는 풍습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1년을 어떻게 축하할까 고민 끝에 국빈으로 초대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앞선 6월과 9월 두 차례 정상회담에 이어 다시 만나게 된 점을 강조하며 “아주 오랜 벗을 만난 것처럼 막역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건배사를 통해 “한미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에 항상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며 당선 1년을 거듭 축하했다.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웃으며 큰 박수를 보냈다. 건배 제의에 사용한 만찬주로는 중소기업이 제조한 청주 ‘풍정사계춘’이 준비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알코올 의존증으로 사망한 형의 영향으로 술을 마시지 않아 콜라로 건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건배 제의에 같은 테이블에 앉은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건배하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만찬사에서 “오늘 훌륭한 하루를 보냈고, 내일도 훌륭한 하루를 보낼 것 같다”며 만족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 수십 년간 한국과 미국은 흔들리지 않는 우정과 동맹을 가졌다”며 “그렇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한미동맹은 더욱 더 깊고 확고한 시기”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자유와 평화가 번영하길 바란다. 모든 사람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같은 테이블의 문 대통령 내외 및 주요 인사들은 모두 일어나 트럼프 대통령과 건배했다.
청와대는 이날 ‘함께, 위고 투게더(We go together)’를 주제로 트럼프 대통령 내외 국빈 만찬을 마련했다. 두 정상 내외는 만찬 이후에는 영빈관 1층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념 문화공연을 관람했다. 지휘자 여자경씨 지휘로 KBS교향악단이 연주하는 프란츠 폰 주페의 ‘경기병서곡’이 가장 먼저 울려 퍼졌다. 이어 연주자 정재일씨와 국악인 유태평양 씨가 전통곡 ‘비나리’를 사물놀이 가락 위에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연주했다. 이어 가수 박효신씨가 ‘야생화’를 불렀다. 피날레는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레오나르도 번스타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메들리’가 연주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위한 만찬 선물로 한국을 대표하는 공예품인 놋수저와 돌그릇을 준비했다. “돌그릇은 큰 공을 세운 분에게 주는 선물로서 의미가 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놋수저 뒷면에는 한미동맹의 캐치 프레이즈인 ‘2017.11.7. We go together’를 새겨 의미를 더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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