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7일 국정원의 방송장악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아온 김재철(64) 전 MBC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2011년 국정원 관계자와 결탁해 MBC 방송제작에 불법 관여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에게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국정원에서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이라는 문건 내용을 받아들여 PD수첩 등 정부 비판적인 MBC 프로그램에 대해 제작진, 진행자, 출연진 교체, 방영 보류, 제작 중단 등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사장은 MBC 직원과 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한 교육명령을 통해 노조운영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MBC 사장을 지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 수사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달 30일 김 전 사장을 비롯해 백종문 부사장, 전영배 전 기획조정실장 등 당시 MBC 간부 3명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으며,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우룡(74) 전 이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사장은 6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MBC는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할 수도 없는 회사다. 국정원 문건을 받은 적도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편 방송문화진흥회는 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장겸 현 사장의 해임 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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