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남대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 박명린(35)씨가 얼굴도 모르는 환자를 위해 자신의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했다.
7일 충남대병원 등에 따르면 박씨는 7년 전인 2010년 충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전공의 수련을 했다. 그는 수련 과정 중에 많은 청년들이 혈액암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던 걸 계기로 2014년 한국조혈모세포 은행협회에 유전자 등록을 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비혈연간 기증자와 환자의 조직적합성항원(HLA)이 100% 일치해야 가능한 만큼 그 확률이 약 2만명 대 1로 매우 희박하지만,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하길 바라며 기증을 약속한 것이다.
그러던 중 박씨는 최근 유전자가 일치하는 혈액 종양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검사와 건강 진단 등을 거쳐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기증을 위해 기꺼이 연차를 내고 입원을 한 그는 “기증 3∼4일 전부터 촉진제를 투여해 약간의 통증이 있다”면서도 “내가 조금 희생해 다른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약간의 불편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고 있다. 그는 “1년에 조혈모세포 기증이 500여건 밖에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사회 속에서 기증 문화가 더 확산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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