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단./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올림픽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올림픽은 지구촌 축제이자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히지만, 개최국 입장에서는 올림픽이 ‘돈 먹는 하마’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러시아는 510억 달러(약 57조8,000억 원)나 퍼부었으나,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 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6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는 특히 시설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도는 하계 올림픽만 못하다. 체육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약 3개월 앞두고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한 ‘흑자 올림픽’이 되려면 단순히 금전적 손익계산을 넘는 무형의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6일 본지와 만난 성백유(57)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시설 같이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그 나라의 경제수준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서비스, 운영 등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은 관계자들의 마음가짐이나 훈련 같은 것들이다.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더 잘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은 자원봉사자 등 안내원들의 밝은 얼굴과 친절에서 시작한다. 대회 조직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원봉사자들의 수는 2만1,313명(올림픽 1만4,523명ㆍ패럴림픽 6,790명)이다. 이중 선발한 인원은 2만840명(내국인 1만9,618명ㆍ64개국 외국인 1,222명)에 달한다. 국내외 동시 온라인 공개 모집을 한 결과 146개국 개인 9만1,656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이 적어도 4대1을 넘은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4월에서 8월까지 전국 권역별 기본교육을 2차례 받았다. 주로 대회ㆍ경기, 국제 서비스 매너, 장애인식, 양성평등, 안전관리 등에 관한 것이었다. 임직원들은 안정적 자원봉사 운영을 위한 조직위 교육을 받았다. 이는 임직원의 자세와 역할, 바람직한 자원봉사자와의 관계, 운영인력 갈등관리, 양성평등 등 내용을 골자로 한다.
조직위는 “9월에서 10월 2개월 간 희망자나 면접을 통해 선발된 리더 요원 1,000여명에 대해 대회 및 조직위 현황, 리더의 사명감, 소통 및 화합능력 증진 방안, 상황별 대응 방법 등을 교육했다”고 밝혔다. 철저히 교육된 자원봉사자들은 대회 기간인 내년 2월 대회 안내와 운영 지원, 미디어, 기술, 의전 및 언어, 경기, 의무 등 분야에 배치돼 방문객들을 응대하게 된다.
올림픽은 출전한 선수들의 성적이 곧 해당 국가의 성과가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개최국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안방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인 만큼 단순히 자국 선수들의 성적에만 기댈 수 없다. 선수들 또는 이희범(6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보다 현장에서 손님을 응대하는 관계자들의 말과 태도가 국가 이미지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전적, 수치적으로도 ‘적자 신세’를 면해야 하겠지만, 대회 기간 친절한 안내와 깨끗한 거리의 모습 등을 통해서도 ‘흑자 올림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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