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용규/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한화 이용규(32)가 FA(프리 에이전트) 권리행사를 미룬다. 부상과 부진으로 올 시즌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그의 선택이다.
한화는 '이용규가 6일 오후 구단에 FA 권리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올 시즌 부상에 따른 성적 부진을 만회하고, 납득 가능한 권리 신청을 하겠다는 절치부심의 각오'라고 전했다.
2013시즌이 끝난 뒤 첫 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용규는 계약기간 4년, 총액 67억원의 조건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4시즌 동안 타율 0.322, 7홈런 115타점 285득점 71도루를 올렸다.
하지만 그의 '몸값'에 따른 '기대치'에는 부족했다. 특히 올 시즌 부진이 뼈아팠다. 올 시즌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받은 그는 시즌 후반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라운드에서 제 실력도 발휘하기 어려웠다. 올해 57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63에 그쳤다. 12타점 31득점 12도루에 머물렀고,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공격 첨병으로 타선의 물꼬를 터줘야 하는 이용규의 부진은 결국 팀 타선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이용규의 가치에 물음표가 붙었던 이유다. 더욱이 이번 FA 시장에는 외야수들이 대거 나와 외야가 최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대어 손아섭(29·롯데)를 필두로 민병헌(30·두산), 정의윤(31·SK), 김주찬(36·KIA)등 '경쟁자'가 많다. 이용규 입장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채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화가 그를 붙잡는다고 해도 '냉정한' 평가도 감안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FA 권리 행사를 미룸으로써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할 시간을 벌었다. 거액을 주고 이용규를 영입하고도 아쉬움에 속앓이를 했던 한화는 이용규의 이번 선택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절치부심'한 이용규가 내년 재기를 위해 활약을 해준다면 한화에도 더 힘이 생길 수 있다.
이용규는 구단을 통해 "올 시즌은 내가 보여야 할 모습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내년에는 팀 승리에 공헌하는 선수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출발을 하는 우리 팀에 필요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서 팬 여러분께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이용규는 야구에 대한 열정이 크고,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선수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선수이기 때문에내년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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