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를 받던 변창훈(48) 서울고검 검사가 6일 건물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2명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에 검찰은 당혹감을 내비치면서 수사에 미칠 영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변 검사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서초동 한 법무법인 사무실 건물 4층에서 도로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4시쯤 숨을 거뒀다.
변 검사는 이날 오후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앞두고 법무법인에서 상담을 받았다. 그러다가 그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뜬 뒤 4층에서 투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유족과 법무법인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변 검사는 2013년 국정원에 파견돼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 법률보좌관을 맡다가 국정원 내부 ‘현안 태크스포스(TF)’소속으로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위장사무실을 차리거나 직원의 재판 위증을 교사하는 등 국정원 댓글수사ㆍ재판 방해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감찰실장이던 장호중 검사장과 실무TF 팀장이던 이제영 파견검사도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같은 TF 소속으로 이들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정모(43) 변호사도 지난달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중앙지검은 “변 검사의 불행한 일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문무일 검찰총장도 “비통한 심정”이라며 “고인과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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