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정후(왼쪽), KIA 양현종/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KIA 양현종(29)이 '다 가진 남자'가 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최초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양현종은 6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 볼룸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에 올랐다. 양현종은 MVP 기자단 투표에서 656점(856점 만점)을 받아 트로피와 기아자동차 스팅어 2.0 터보 드림 에디션(3,910만원 상당)을 품에 안았다. 양현종과 MVP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홈런왕 최정(30·SK)은 294점에 그쳐 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부터 점수제로 바뀐 MVP 투표는 1위부터 5위(1위 8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까지 개인 별로 획득한 점수를 합산한다. 양현종은 1위 68표를 쓸어 담으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이로써 양현종은 지난달 말 끝난 한국시리즈 MVP에 이어 같은 해 정규 시즌 MVP를 석권한 역대 최초의 사나이로 우뚝 섰다.
양현종은 올해 정규 리그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을 올리며 1995년 이상훈(46ㆍLG) 이후 토종 선수로는 22년 만에 선발 20승을 달성했다. 팀 동료 헥터(30)와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승률 2위(0.769), 평균자책점 5위, 탈삼진 3위(158개)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에서 완봉승을 따냈고 5차전에서는 세이브를 추가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시상대에 오른 양현종은 자신의 뒷바라지를 해 준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다 목이 메기도 했다. 양현종은 "꿈 같은 한 해를 보냈다. 마지막에 큰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며 " 부모님도 많이 고생을 하셨고 아내가 아이 둘을 키우면서 힘들었을 거다. 멋진 아들, 멋진 남편, 멋진 아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통합 우승을 일궈낸 KIA는 MVP 투표에서도 최고의 시즌을 증명했다. 투표 결과 MVP 양현종은 물론 3위 헥터(208점), 4위 최형우(166점), 5위 김선빈(141) 등 최다 득표 상위 5명 가운데 4명이 포함됐다.
신인왕은 예상대로 이정후(19·넥센)에게 돌아갔다. 이정후는 고졸 신인 최초로 전경기(144)에 나와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111득점 12도루를 기록했다. 역대 신인 최다 득점·안타(179) 기록을 새롭게 쓰면서 타율 13위·최다 안타 공동 3위·최다 득점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정후는 535점 만점에 503점을 얻으면서 '만장일치 신인왕'에는 실패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각 부분 타이틀 홀더도 가려졌다. 개인 수상에서는 KIA 선수들이 단연 돋보였다. 출국 일정을 미룬 채 시상식에 참석한 KIA 버나디나(33)는 득점상(118개)을 수상했다. 시상대에서 자신의 응원가를 부르며 팬들의 박수를 받은 그는 "팬들에게 대단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첫 해였던 올해 출루율상(0.450)을 받은 최형우(34·KIA)는 "우승이라는 큰 걸 이뤘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3년 만에 세이브왕(37세이브)에 오른 손승락(35·롯데)은 "이 자리에 참석한 선수들 중 나이가 제일 많은데 내년에도 설 수 있도록 하겠다. 주위에서 전성기가 지난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어금니가 부러지는 노력을 한 결과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아서 감동이 2배인 것 같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최다 안타 1위(193개)에 오른 손아섭(29·롯데)은 "아직도 배가 많이 고프다. 내년에는 트로피가 하나가 아니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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