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교육재단에 익명 기부
동전 세어 보니 5130만150원
익명의 기부자가 울산 북구교육진흥재단에 40년 동안 저금통에 모은 동전 5,000여만원을
기탁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6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지역에 거주하는 이 기부자는 지난 40년 동안 200여개의 크고 작은 저금통에 동전과 지폐를 모아 최근 북구교육진흥재단에 기부의 뜻을 밝혀 최근 재단 관계자들이 저금통을 회수했다. 기부자로부터 받은 저금통은 모양도 크기도 색깔도 제 각각이었다. 돼지저금통부터 원통형, 과일모양까지 다양하고 낡은 저금통에서는 지난 4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10원부터 500원짜리 동전, 꼬깃꼬깃 접은 지폐도 나왔다. 재단 측은 전달받은 저금통 박스는 곧바로 은행으로 옮겨 세어 본 결과 5,130만150원이나 되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울산 북구 관계자는 “기부자는 지금까지 모은 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박스에 담은 저금통만 전달했다”며 “어디든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쓰인다면 좋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또 “기부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 40여년 전 저금통 동전모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며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북구교육진흥재단 기탁을 결정했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구청관계자는 특히 “좋은 미담사례인 만큼 언론에 인터뷰를 제안했으나 한사코 거절했으며, 처음에는 언론에 익명으로 조차 절대 밝히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박천동 울산북구청장은 “기탁자의 뜻을 반영해 북구 인재육성을 위한 장학사업과 교육경쟁력 향상을 위해 귀하게 사용하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기탁금은 북구교육진흥재단 이사회 의결과 울산시교육청 승인을 거쳐 지역 비정규직 및 저소득 자녀 장학금 지급과 교육발전을 위한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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