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세계에서 패자가 승자를 축하할 수 있지만 축하 광고까지 게재하는 건 이례적인 경우다.
휴스턴 지역의 최대 일간지 휴스턴 크로니클은 6일(한국시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제작 판을 공개했다. 신문의 맨 뒷면에 특별한 광고가 눈에 띄었다. 패자인 다저스가 의뢰한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 전면 광고였다. 광고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축하한다'는 문구와 함께 데이브 로버츠(45) 다저스 감독과 A.J. 힌치(43) 휴스턴 감독이 포옹하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로버츠 감독과 힌치 감독은 과거 샌디에이고에서 각각 코치와 프런트로 함께 한 인연이 있다. 힌치 감독은 월드시리즈 우승 기자회견에서 로버츠 감독을 위로하기도 했다.
1988년 이후 29년 만의 우승 도전에 나섰던 다저스는 휴스턴과 7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으나 시리즈 전적 3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의 절대적인 우세 예상을 깬 이변의 결과였다. 충격적인 패배에도 다저스의 아량과 배포는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LG 트윈스가 ‘꼴찌 광고’를 낸 적은 있지만 상대방을 축하하는 광고는 보기 드문 일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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