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이상 성인 남성 가운데 비만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남성 세명 중 한 명은 고혈압이었다. 그럼에도 규칙적인 운동 실천 비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6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교육부가 공동 발표한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특히 남성의 건강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도입된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초기에는 3년마다 한번씩 실시 되다가 2007년부터는 매년 조사해 발표한다. 매년 1만명을 대상으로 면접과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30세 이상 국민의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처음 조사가 실시된 1998년 29.1%에서 2016년 37.0%로 7.9% 상승했다. 특히 남성은 1998년 비만율이 26.8%로 여성(30.5%)보다 낮았지만, 거의 매년 비만율이 상승해 지난해에는 통계 조사 이후 역대 최대인 43.3%에 달했다. 여성은 지난해 비만율이 30.0%로 1998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30세 이상 남성은 고혈압 유병률도 1998년 32.4%에서 2016년 35.0%로 올랐다. 역대 최고치다. 여성은 1998년 26.8%에서 2016년 22.9%로 감소했다.
30세 이상 남성은 고(高)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첫 조사 시점인 2005년 7.3%에서 2016년 19.3%로 급상승했다. 여성도 같은 기간 유병률이 8.4%에서 20.2%로 3배 가까이 올랐다.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남성이 2016년 12.9%로 1998년(13.5%) 첫 조사 시점 보다는 낮았다. 그러나 2001년(9.5%) 이후로는 최고치다. 여성 당뇨병 유병률 역시 지난해 9.6%로 2001년(7.9%) 이래 최고였다.
스스로 본인 건강이 ‘매우 좋다’ 또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비율도 갈수록 줄고 있다. 19세 이상 성인의 주관적 건강인지율은 남성이 1998년 46.6%에서 2016년 35.0%로 감소했고, 여성은 같은 기간 38.9%에서 29.8%로 떨어졌다.
각종 성인병을 앓는 성인 남성이 계속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지방 섭취가 꾸준히 느는 가운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비율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흡연이나 폭음율이 생각만큼 줄지 않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방의 에너지섭취분율, 즉 총 에너지섭취량 가운데 지방 형태로 섭취하는 에너지의 비율은 19세 이상 남성 기준으로 1998년 17.2%에서 2016년 23.3%로 6%포인트 넘게 올랐다. 여성 역시 같은 기간 16.0%에서 21.7%로 상승했다.
반면 운동하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다. 19세 이상 남성의 걷기 실천율은 2005년 62.4%에서 2016년 40.6%로 크게 하락했다. 걷기 실천율은 최근 1주일 동안 걷기를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비율을 뜻한다. 여성도 2005년 59.0%에서 2016년 38.6%로 낮아졌다.
19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2016년 40.7%로 하락했고, 여성은 같은 기간 6.5%에서 6.4%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담배 1갑당 가격이 2,000원 인상됐던 2015년 남성 39.4%, 여성 5.5%까지 떨어졌던 흡연율이 1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값 인상 효과가 무뎌졌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분석이다.
음주는 여성의 상승세가 도드라진다.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음주율(최근 1년간 한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은 남성이 2005년 72.6%에서 2016년 75.3%로 3%포인트가량 증가했는데, 여성은 같은 기간 37.0%에서 48.9%로 12%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월간 폭음률(초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 여자는 5잔 이상 음주한 비율)은 남자는 2005년 55.3%에서 2016년 53.5%로 보합 상태였지만, 여성은 17.2%에서 25.0%로 약 8%포인트 상승했다.
이상진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전반적으로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어 건강행태 개선을 통한 만성질환 예방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1차 의료기관 중심의 만성질환 예방ㆍ관리 시스템 구축, 국가 차원의 비만관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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