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초대 재판부(1988년 9월15일~1994년 9월14일)에서 일했던 변정수(사진) 전 헌법재판관이 5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전남 장흥 출신인 고인은 1956년 제8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뒤, 1958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내고 1979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1988년 헌재가 설립되자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돼 6년 임기를 마쳤다. 2003년에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변 전 재판관은 1997년 자신의 회고록 ‘법조여정’에서 비밀에 부쳐졌던 재판관들의 치열한 평의(評議)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 화제를 모았다. 1기 재판부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연기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연말 대선 이후 처리하자”며 평의를 거부하자, 이 사건 주심을 맡았던 변 전 재판관은 주심에서 사퇴하는 등 강단을 보였다. 그는 재판관 시절 기본권 보호를 강조하는 소수의견을 많이 냈다. 저서로는 ‘위헌이면 위헌, 합헌이면 합헌, 재판관의 보람과 아쉬움’이 있다.
유족으로는 변주호(개인사업) 일현 정옥 경영 정현씨 등 1남4녀와 사위 최윤욱(의사) 김정묵(의사) 홍영기(개인사업)씨, 며느리 이미정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8일 오전8시. (02)2258-5940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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