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친구를 가족여행에 초대한 후 해외로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 일당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조광국 영장당직판사는 돈을 노리고 미성년자를 납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약취ㆍ유인)로 백모(40)씨와 처남 서모(38)씨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판사는 이날 오전 열린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함께 범행에 가담했다가 2일 국내에서 체포된 백씨 아내 서모씨는 4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달 24일 백씨 딸의 친구인 K(10)군을 가족여행에 초대한다고 속여 해외로 납치한 뒤 K군 부모에게 억대 몸값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는 K군 부모에게 자카르타와 발리 등을 여행한다며 K군도 함께 갈 것을 제안했고, 처남인 서씨를 시켜 지난달 24일 K군을 데리고 인도네시아로 출국시킨 뒤 자신도 31일 뒤따라 출국했다. 백씨 등은 곧바로 납치범으로 돌변했고, K군 신변에 불안을 느낀 부모는 25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백씨 아내에게 1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백씨는 1일 K군 부모에게 “투자금 손실을 보상해 달라”는 취지의 협박문자도 전송했다. 백씨는 K군 부모가 추천한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후 10시50분쯤 K군의 부모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 받아 인도네시아 경찰주재관을 통해 국제공조를 요청, 백씨 일당을 붙잡고 K군을 구조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동기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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