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누구보다 빠른 차두리, 신영록과 함께 한 느린 걸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누구보다 빠른 차두리, 신영록과 함께 한 느린 걸음

입력
2017.11.05 17:48
0 0
차두리(오른쪽) 축구 국가대표 코치와 신영록이 4일 평창올림픽 성화봉을 들고 부산시내를 달리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 제공
차두리(오른쪽) 축구 국가대표 코치와 신영록이 4일 평창올림픽 성화봉을 들고 부산시내를 달리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 제공

차두리(37)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의 현역시절 별명은 ‘차미네이터’였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몸싸움에 수비수가 나가떨어지는 모습은 말 그대로 ‘추풍낙엽’이었다. 오죽하면 친한 후배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은 “두리 형은 공보다 빠르다. 패스를 길게 줘도 다 받아낸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차 코치는 지금 은퇴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몸 관리를 잘해 스피드는 현역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후배 신영록(30)을 위해 어느 때보다 느린 걸음으로 큰 감동을 줬다.

차 코치와 신영록은 4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그룹성화봉송주자단’의 첫 주자로 성화봉을 들고 부산시내를 달렸다.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신영록은 2011년 경기 도중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로 갑자기 쓰러졌다. 2%라는 희박한 소생가능성을 뚫고 46일 만에 의식을 되찾아 기적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세밀한 근육을 자기 의지대로 쓸 수 없어 계속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차두리(오른쪽) 국가대표 코치와 신영록이 4일 부산 성화봉송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며 밝게 웃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 제공
차두리(오른쪽) 국가대표 코치와 신영록이 4일 부산 성화봉송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며 밝게 웃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 제공

차 코치는 앞으로 축구 지도자를 꿈꾸는 후배 신영록에게 응원의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성화주자로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약 200m의 구간을 느리지만 힘차게 이동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부산 시민들은 “차두리 파이팅” “신영록 잘한다”를 외쳤다.

차 코치는 지난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 A매치 때도 특별히 신영록 초청하는 등 줄곧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축구를 사랑하고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신영록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신영록의 새로운 꿈인 축구 감독의 길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영록 역시 “두리 형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주고 응원해준 만큼 꼭 꿈을 이루고 싶다. 두 다리로 그라운드에 서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줘 모두에게 희망과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화답하며 미소 지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