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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도 균형 역할과 거리 먼 안철수 대표의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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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도 균형 역할과 거리 먼 안철수 대표의 독설

입력
2017.11.05 17: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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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5일 일정으로 독일과 이스라엘 방문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독설을 쏟아냈다. 안 대표는 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전 정권을 때려잡느라 정신이 없다. 나라를 잘되게 해야지 무슨 복수를 하려고 정권을 잡나”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내용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야당 지도자가 외국에까지 정쟁을 들고 나가 국가 위신을 깎아 내리는 행태는 꼴불견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얼마 전 미국을 방문해 현 정부를 ‘친북 정권’으로 규정하며 정치권 내분을 해외로 연장시킨 것과 닮은꼴이다.

안 대표 독설은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옹호한 데 대해 “오만과 패권의 본색을 되찾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촛불집회 1주년인 지난달 28일에는 “촛불정신을 독점하려는 세력 때문에 나라 안보가 불안하고 사회가 갈등한다”며 날을 세웠다. 같은 당 이상돈 의원이 며칠 전 방송에서 “자고 깨면 문재인 비판이고, 모든 건 문재인 대통령 잘못이라고 한다. 정당 대표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안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게 이해가 간다.

안 대표 독설은 국민 인식과는 동떨어진다. 한국갤럽이 문 대통령 취임 6개월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 지지도는 73%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 1호는 적폐청산이다. 실제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등 이전 정부의 적폐 청산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도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는 적폐청산 작업이 일정부분 국민공감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40석을 보유한 국민의당의 지위와 책무는 막중하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이 26.7%의 지지를 보낸 것은 안보와 민생 분야에서 건전하고 합리적인 ‘정책 야당’으로 자리매김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안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실천적 중도개혁 정당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며 “배타적인 좌측 진영이나 수구적인 우측 진영에 매몰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의 다짐대로 국민 대다수는 야권의 발목잡기로 국정이 표류할 때 국민의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풀어내는 균형자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안 대표가 국민 기대에 부합하는 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6%로 창당 이후 최저치이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왜 이처럼 국민의 외면을 받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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