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210개 학교 중 1470곳
필기시험 없이 과정 평가
2021학년도 고입 전형 적용
“1년간 학력 격차 키운다”
사교육 마케팅 성행 우려도
전국 1,470개 중학교가 현재 한 학기로 운영되는 자유학기제를 두 학기로 늘리는 ‘자유학년제’를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자유학기제를 선택한 학교의 중1 학생들은 1년 간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과정 중심의 평가를 받게 된다.
교육부는 6일 ‘중학교 자유학기제 확대ㆍ발전 계획’을 확정하고 전국 3,210개 중학교 가운데 절반 가량인 1,470개교(46%)가 내년부터 자유학년제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2013년 46개 시범학교에 첫 도입된 자유학년제가 지난해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된 데 이어 내년부터는 자유학년제로 또 한번 확대 실시되는 것이다. 특히 광주ㆍ경기ㆍ강원 지역 내에서는 모든 중학교가 자유학년제를 도입한다.
자유학년제를 선택한 학교의 중1 학생들은 1년 동안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221시간 이상의 자유학년활동을 하게 된다. 현재 자유학기제 학교에선 1학년 1학기ㆍ2학기, 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 동안 170시간을 자유활동 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자유학년제 학교에선 최소 51시간을 이 같은 활동에 추가 적용하는 것이다. 교육과정은 학생 관심이나 교육 여건 등을 기반으로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주제선택활동, 진로탐색활동, 예술ㆍ체육활동, 동아리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교사들은 이 같은 활동에 대한 학생 성장ㆍ발달 기록을 학생생활기록부에 점수가 아닌 문장으로 적게 된다.
교육부는 내년 중1이 되는 학생뿐만 아니라 이미 자유학기를 경험하고 중2ㆍ중3으로 진학한 학생들도 자유학년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연계학기’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연계학기 희망 학교는 현재까지 총 516개로, 이들 학교에선 중2 혹은 중3 교육과정에도 한 학기 51시간의 자유활동을 도입하게 된다. 교육부는 자유학기를 운영하는 학교에 연간 평균 1,800만원, 자유학년을 희망하는 학교에는 2,800만원, 연계 학기 운영 학교에는 추가로 평균 700만원을 지원한다.
각 시ㆍ도교육청은 자유학년제에 참여하는 중1 학생들의 교과 내신 성적을 이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 고입 전형에 반영하지 않도록 내년 3월 ‘2019년 고입전형계획 공고’에서 조기 예고할 방침이다. 일부 교육청들은 자유학기 참여 학생들의 교과 내신도 고입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자유학년 1년이 학생들의 학력 격차를 키우는 기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교육 마케팅이 성행할 거라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온다. 중학생 아들을 둔 이모(49)씨는 “자유학년제 기간에 선행학습을 얼마나 하느냐가 학생들의 향후 진로를 좌우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교육 조장 업체에 대해선 수시로 집중 모니터링 기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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