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非학생 20%가 실업, 대학생 25% 임시·일용직
11% 연체 경험, 연체자 33%는 신용불량자 등록
돈을 벌자니 마땅히 할 일이 없고, 공부해야 하는데 돈을 벌어야 하는 게 요즘 20대의 처지다.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와 함께 벌인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한 이번 조사는 19∼31세 남녀 1,700명을 상대로 지난 5월 29일∼6월 23일 이뤄졌다. 대학생과 비(非)학생이 각각 850명이다. 학업 중이 아닌 비학생은 약 5명 중 1명(19.7%)이 일을 하고 있지 않았다. 이들의 실업률은 9.2%로 전체 실업률(3.4%)의 약 3배에 달했다. 대학생은 4명 중 1명(26.6%)이 학업 시간 외에 일을 했다. 근로 대학생은 95.1%가 임시·일용직으로 일했다. 거의 모두 용돈·생활비 마련이 목적이었다.
학생이든 아니든 4명 중 1명은 부모와 독립된 주거를 꾸렸다. 주거 형태는 월세 51.0%, 기숙사 19.5%, 전세 13.6%, 자가 11.0%, 기타 4.8%다. 독립한 청년들은 주거비가 전체 지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월세 부담액은 월 31만1,000원, 전세 부담액은 월 환산 15만1,000원이다.
대학생의 월 평균 수입은 50만1,000원, 지출은 102만2,000원이다. 주요 수입원은 용돈·아르바이트, 지출은 등록금 등 교육비와 생활비다. 비학생은 월평균 157만6,000원을 벌어 89만3,000원을 썼다. 대학생과 비교하면 흑자 살림이지만, 60% 이상은 생활비나 취업준비자금 등으로 돈 부족을 호소했다.
이 때문에 비학생은 5명 중 1명(20.1%)이 금융권 등에서 돈을 빌렸다. 대출금은 평균 1,303만원이다. 대학생은 10명 중 1명 이상(12.5%)이 대출을 경험했다. 주로 학자금 때문이었다. 대출금은 평균 593만원이다. 비학생 대출 경험자(850명의 20.1%, 171명)와 대학생 대출 경험자(850명의 12.5%, 106명)를 더하면 전체의 약 16%인 277명이다.
청년들은 수입 규모가 작은 데다, 그마저도 일정치 않은 탓인지 대출을 연체하기 일쑤였다. 대출 경험자 가운데 비학생 15.2%(26명), 대학생 4.7%(5명)가 원리금을 연체했다. 전체의 11.1%다. 3개월 이상 중·장기 연체 경험률은 2.9%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6월 말 신용정보원 조사에서 청년층 중·장기 연체율은 4.9%로 추정됐다"며 "이번 조사에선 연체를 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체를 경험한 청년 3명 중 1명(32.3%)은 이른바 '신용불량자'인 금융 채무불이행 등록을 겪었다.
금융위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저소득 가구 청년층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학금을 늘리고 학자금 대출의 지원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생활비 대출을 지원하는 한편, 임대주택과 기숙사를 늘리자고 했다. 금융위는 청년층 햇살론의 공급 한도를 내년 중 600억 원 늘리는 한편, 연체 관리와 채무 조정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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