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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 시인 기형도 기리는 문학관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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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 시인 기형도 기리는 문학관 문 연다

입력
2017.11.05 12: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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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광명시 기형도문화공원에

예비 문학도 위한 습작실도 마련

10일 문을 여는 경기도 광명시 기형도 문학관 전경. 광명문화재단 제공
10일 문을 여는 경기도 광명시 기형도 문학관 전경. 광명문화재단 제공

‘영원한 청년 시인’ 기형도(1960~1989)의 작품세계를 그린 문학관이 문을 연다. 광명문화재단은 경기 광명시 소하동 기형도문화공원 내에 기형도문학관을 10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광명시는 시인이 5살이던 1964년부터 요절하기 전까지 살던 곳이다.

지상 3층 건물인 문학관 문을 열면 전시실이 관람객을 맞는다. 생애, 문학 배경, 테마공간 등 3개 공간으로 나눠 시인의 자필 원고와 육성 녹음, 상패 등 100여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연세대 재학시절인 1983년 윤동주문학상에 당선돼 받은 연세문화상, 1985년 신춘문예 당선 상패를 비롯해 시인의 미발표 시와 소설, 산문 등을 볼 수 있다.

“예비 문학도를 위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유족의 제안으로 2층은 ‘문청’들을 위한 습작실과 도서자료실, 북카페, 다목적실이 들어섰다. 3층에는 강당, 지역 주민을 위한 창작체험실, 수장고가 자리 잡았다. 수장고는 전시하지 못한 남은 유물을 보관하기 위해 가습기와 제습기 등 전문 장비를 갖췄다.

기형도 시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기형도 시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기형도는 연세대 정법계열을 졸업하고 1984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편집부와 정치부, 문화부 기자로 일했다.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안개’로 등단했다.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다 1989년 1월 서울 종로구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 갑작스레 숨졌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발간된 유일한 시집 ‘입속의 검은 잎’(1989)과 산문집 ‘짧은 여행의 기록’(1990), ‘기형도 전집’(1999) 등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며 ‘영원한 청춘’의 상징이 됐다.

기형도문학관 건립은 유족과 광명시, 지역문화 활동가, 기형도 시인의 모교인 시흥초등학교 총동문회 등이 2014년부터 추진했다. 문학관 운영은 광명시 산하 광명문화재단에서 맡는다.

10일 정식 개관을 기념해 9일부터 11일까지 문화행사가 열린다. 9일에는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가 ‘윤동주와 기형도, 잔혹한 낙관주의를 넘어’를 주제로 강의하고 10일에는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 공연과 기형도의 작품 세계를 모티프로 한 음악낭독극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극단 낭만씨어터)가 펼쳐진다. 11일에는 기형도, 진이정, 여림, 신기섭 등 요절 시인의 시로 이뤄진 연극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창작집단 상상두목)를 공연한다. 전시와 공연 관람료는 무료.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기형도문학관 개관을 기념해 다채로운 문학행사가 열린다. 11일에는 기형도와 진이정, 여림, 신기섭 등 요절한 시인들의 시를 주제로 한 문학총체극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를 공연한다. 광명문화재단 제공
기형도문학관 개관을 기념해 다채로운 문학행사가 열린다. 11일에는 기형도와 진이정, 여림, 신기섭 등 요절한 시인들의 시를 주제로 한 문학총체극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를 공연한다. 광명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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