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안 되자 6개월 아이 살해한 20대 여성
법원, 1심 징역 5년 깨고 항소심서 7년 선고
“보호ㆍ양육의 책임을 망각한 것도 모자라 아무 저항 능력 없는 아기를 살해한 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외박한 동거남에게 복수를 한다며 젖도 채 떼지 못한 생후 6개월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0ㆍ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올 3월 4일 잠을 자다 깨어 우는 생후 6개월 된 자녀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가 이렇게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알고 보니 동거남 B씨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였다. A씨는 전날 집을 나간 B씨가 외박을 하고 연락도 안 되자 소셜미디어(SNS)로 ‘아이를 죽이겠다’는 메시지를 수 차례 보냈지만 B씨는 이를 확인하지도 않았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A씨는 급기야 아이를 살해하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
A씨는 B씨와의 동거 중 지난해 9월 25일 숨진 자녀를 출산했지만, B씨가 외박을 하는 등 가정을 소홀히 하고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의심해 수시로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배심원 모두(9명) 유죄 평결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출산 후 경제적 어려움과 배우자의 불성실로 불안정한 심리상태에 이르고, 범행을 저지르게 된 사정은 인정한다면서도 살인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피고인이 그 책임을 망각하고, 단지 배우자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녀를 살해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아무 저항능력도 없는 생후 6개월의 피해자를 살해한 이상 그에 상응하는 형사처벌을 감수해야 한다”며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은 나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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