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이야기가 그려진다. '엄마'란 어떻게 그려도 감동적인 존재일 것이다. 뻔한 이야기에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극장에 들어섰는데, 결국은 펑펑 울었다.
영화 '채비'(감독 조영준)는 예상대로 뭉클한 모자, 모녀 관계를 그린다. 엄마 애순(고두심 분)은 일곱 살 같은 서른 살 아들 인규(김성균 분)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애순은 세상과 어울리며 홀로 살아갈 인규를 위한 그만의 특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영화는 애순의 모성애와 그런 엄마를 향한 아들 인규의 사랑 그리고 딸 문경(유선 분)의 사랑을 담아낸다. 애순이 인규의 장애에 대해 가진 죄책감을 고백할 때, 절절한 모성애가 심금을 울린다. 애순의 사랑은 햇살처럼 한없이 내리쬐는 풍족함이다가 이내 저 멀리 나락으로 떨어진 어둠 같기도 하다. 그래도 애순은 인규에게 '함께해서 참 좋았다'는 말을 남긴다.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일 것이고, 그래서 세상 모든 자식을 울리는 대목일 테다.
관객의 주관에 따라 '채비'가 주는 감동의 지점이 다르다. 인규가 애순과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장례식장에서도 애써 웃음을 유지하는 것과, 문경이 목 놓아 오열하는 것이 대비된다. 두 사람이 생전 애순과 형성한 관계도 사뭇 달랐다. 인규가 한정 없이 애순의 사랑을 받았다면 문경은 그런 인규 뒤로 물러나 애순과 영 데면데면한 모녀 관계를 형성했다. 모자는 장애 때문에, 모녀는 마음의 거리 때문에 여느 가족처럼 함께하지 못한 것도 많았다. 그게 인규에겐 마지막 약속으로, 문경에겐 처절한 후회와 한으로 나타난다.
'채비'는 뻔하지만, 그만큼 보편적이다. 누구라도 '채비'의 어느 한 구석에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고, 자신의 현실과 맞닿은 부분을 찾아낼 수밖에 없다. 오는 9일 개봉.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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