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무사 나라인데 파괴 조치 안해”
“직접 위협 없으면 불필요” 정부와 온도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8,9월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을 때 일본 정부가 “(미사일을) 요격했어야 했다”고 비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5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전화하거나 직접 만나서 회담할 때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상공을 미사일이 통과했는데도 왜 쏘아 떨어뜨리지 않았나” “무사의 나라인데 이해가 안 된다” 등의 말을 하며 요격 시도를 하지 않은 일본 정부 방침에 불만을 표했다. 북한은 8월 29일과 9월 15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보 측은 본토에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파괴 조치를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에 떨어지는 등 ‘직접적인 위협’이 없을 경우 자위대와 미군이 요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말과 온도 차가 있는 것이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 공식 입장과 괴리가 있다며 숙고 뒤 나온 발언인지 아닌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 발언은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미 정부 고위관계자의 반응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면 “무사의 나라인 일본이 사태 수습에 움직일 것”이라면서 일본의 군사행동을 기대하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통신은 “실제 일본이 북한 미사일 요격을 실행에 옮기면 북측의 과잉 반응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 기간 일본에 대북 문제에 더 강력한 대응을 요구할 것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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