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이 올해도 막을 올린다.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故 김광석과 관련한 이슈가 불거지면서 '그 여름, 동물원'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높아졌고, 의도치 않은 오해도 생겨났다. 지난해에 이어 '그 여름, 동물원' 무대에 서는 홍경민을 만났다.
-지난해에 이어 또 하게 됐는데, 뮤지컬을 소개해달라.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대극장 공연이긴 하지만 압도적 스케일, 화려한 퍼포먼스는 없다. 소박함, 잔잔함이 있는 뮤지컬이다. 향수에 젖는 느낌이고, 말 그대로 가을 감성이 강한 뮤지컬이다."
-故 김광석 역을 맡는다는 무게감이 있을 것 같다. 같은 역의 최승열(히든싱어 김광석 편 준우승자)은 비슷하기도 할 거고.
"김광석 선배가 부르는 노래에 대해 대중이 굉장히 많이 익숙해져 있다. 그런 면에서 승열이가 좀 더 느낌을 잘 살려줄 수 있는 게 장점이긴 하다. 귀에 익숙한 음악은 조금만 달라도 이질감이 느껴질 테니 초반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공연을 거치면서 톤에 대한 부담감은 떨쳐냈다."
-굳이 김광석과 비슷할 필요는 없다?
"극 중에서 대사를 주고 받는 데서 김광석 선배의 순수함이나 소박함이 보여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굳이 연연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긴 하지만."
-최근 김광석과 관련해 여러 이슈가 있었다.
"그게 신경이 아예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우린 이미 3년째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이다. 그런 일이 이슈가 될 거라고 예상도 못 했다. 저희는 해당 이슈와 연관성이 전혀 없는데 혹시 연관돼 있는 걸로 생각을 하실까 봐 그게 걱정된다."
-어떤 부분에서 오해를 받을까 걱정했나
"극 중 내용에서 '그 친구'(김광석을 가리킴)가 나오는데, '그 친구'에 관련된 얘기들이 지금 현재 이슈가 있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일 수 있다. 첫사랑 그녀와 이별이나 만남 등의 얘기가 중간에 나오는데, 그게 '그 분' 이야기냐 오해하면 어쩌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매치를 시키려고 하면 극의 내용을 뜯어서 사실과 붙일 수도 있겠더라. 전혀 상관없는 얘기지만 그렇다고 내용과 세트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런 식으로 잘못 오해를 하실까 봐 걱정된다. 공연을 보러 오는 건 대중의 선택이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저희 공연의 내용은 그 사건과 연관이 전혀 없다는 거다."
-저작권 관련 이슈는 어떤가
"저작권 관련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극 중에서 김광석 선배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다. 그래서 배역명도 '그 친구'가 된 거다. 그리고 김광석 선배 저작권의 노래도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 김광석 선배한테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사실 '그 여름, 동물원'은 동물원 그룹 창단과 그 안에서 아기자기함을 표현하는 공연이다. 그 안에 김광석이 있는 것이고, 동물원 내의 음악적 갈등 등이 표현된다. 김광석 선배만의 이야기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김광석 저작권과 전혀 상관 없다고 봐도 되나
"그렇다. 최근 이슈 후에 이 뮤지컬을 김광석 선배의 저작권과 연결해 생각하는 의견들을 보고 답답했다. 원래 연관이 있었는데 이제 와서 연관이 없어진 작품도 아니고, 애초 초연 때부터 김광석 선배의 저작권과는 연관이 없던 작품이다. 혹여 걱정을 하는 분께는 '무관하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
-'그 여름, 동물원'의 매력은 뭘까
"시기적으로 30년 전의 이야기이고, 노래도 30년이 다 되어가는 곡들이 많다. 그 시절 20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던 젊은이들도 지금은 다 중년이 됐다. 중장년 층이 본다면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젊은 관객들도 그 시절을 살아가던 젊은이들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추억, 향수가 많이 떠오르는 뮤지컬이고 보고 나면 오래된 친구한테 연락해서 오랜만에 소주 한 잔하고 싶은 그런 느낌의 뮤지컬이다. 웃음 포인트도 제법 있다. 따뜻함을 느끼고 싶다면 저희 뮤지컬을 선택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여름, 동물원'은 오는 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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